제79화
“응.”
안희연이 말했다.
“근데 곧 헤어질 거야.”
이혼을 앞둔 남편과 이별을 앞둔 남자친구, 어차피 둘 다 헤어진 사이가 될 거라는 점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강휘현의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방금까지 꽉 쥐고 있던 손에 서서히 힘을 뺐다.
“아...”
한 남학생이 고개를 끄덕이며 곁눈질로 강휘현을 힐끔 봤다.
강휘현이 차갑게 그를 쏘아보자 남학생은 금세 장난기를 거두었다.
“희연 후배, 기숙사에 안 살잖아. 내가 집까지 데려다줄게. 밤길이 위험하니까.”
자리가 끝날 무렵, 강휘현이 먼저 얘기를 건넸다.
안희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했다.
안희연과 강휘현이 나란히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몇몇 팀원들이 작은 목소리로 웅성거렸다.
“휘현 선배는 잘생기고 성격도 좋아서 선배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트럭 하나는 채울 수 있다던데 왜 아직도 솔로일까?”
“희연이를 좋아하잖아! 휘현 선배가 작년에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 챔피언이어서 교수님이 팀원들을 지도해달라고 그렇게 부탁했는데 안 오더니 희연이가 있다고 하니까 바로 왔잖아.”
“희연이도 선배한테 호감 있는 거 아니야? 호감이 없다면 데려다준다는 데 저렇게 바로 허락했겠어?
“그럼 이거 환승인 거잖아? 좀 별론데?”
...
한여름 밤의 살짝 뜨거운 바람이 심장을 더욱 빠르게 뛰게 했다.
강휘현은 안희연의 가방을 들어주려고 손을 내밀었다.
안희연은 그의 왼쪽 가슴 부위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선배,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는데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게 좋아요.”
강휘현은 놀란 눈으로 물었다.
“너, 너 그걸 어떻게 알았어?”
“미안해요. 자료 정리하다가 우연히 보게 됐어요.”
안희연은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시선을 그의 왼쪽 가슴에서 얼굴로 옮기고 물었다.
“수술하고 나서 몸은 잘 회복됐어요?”
“응. 수술은 아주 성공적이었어.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가 기증해준 심장 덕분에 이렇게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돼서 정말 감사해.”
안희연은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그가 말하는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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