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달과 별이 떠오르고 저택에는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다.
도우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윤은하의 생일 잔치를 위한 마지막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안희연은 윤은하를 방으로 돌려보내 휴식을 취하게 한 뒤 밖으로 나갔다가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잠깐, 난 오늘 밤 어디서 묵는 거지?’
“사모님, 이틀 전에 잠옷을 세탁해서 사모님과 도련님 욕실에 뒀어요.”
도우미는 안희연의 마음을 읽은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모님과 도련님의 욕실...
‘꼭 그렇게 애매하게 말해야 하나.’
“남는 방 있어요? 잠을 잘 자지 못해서 혼자 자고 싶은데.”
안희연이 도우미에게 물었다.
고현준과 계속 같이 자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도우미는 난감한 표정으로 안희연을 바라봤다.
“여사님께서 특별히 지시하셨어요. 오늘 밤에 방이 많지 않아서 두 분이 같이 한방에서 지내셔야 해요.”
방이 없긴, 생일 잔치에 참석한 손님들이 전부 저택에 묵는 것도 아니고 이 많은 방은 뒀다 어디다 쓴단 말인가.
‘이런 것까지 관여하시는 건가.’
나이도 들고 평소에는 자애롭기만 한 윤은하가 이런 수를 둘 줄이야.
안희연과 고현준의 방은 3층에 있는데 고현준이 어렸을 때부터 쓰던 방으로 가구부터 인테리어까지 전부 그의 스타일대로 꾸며져 있었다.
무채색을 메인 컬러로 한 방은 아무도 없으니 더욱 심플하고 쓸쓸해 보였다.
고현준은 여전히 다른 친척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손에 상처가 있었던 안희연은 오랜 시간 샤워를 하고 나서 곧장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어렴풋이 누군가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며 한참 후 옆자리가 푹 꺼져 들어갔다.
안희연이 흐릿한 눈을 뜨자 스탠드 불빛 사이로 옆에 거대한 남자가 침대에 기대고 앉아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는 모습이 보였다.
안희연은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찡그리고 다시 눈을 감으며 등을 돌려 잠을 청하려 했다.
그런데 남자의 손이 불쑥 다가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고 뜨거운 열기에 안희연은 순식간에 졸음이 달아났다.
“뭐 하는 거야?”
안희연은 깜짝 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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