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화
“누나, 미, 미안해...”
약속한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안준택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안희연은 안준택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사과해야 할 사람은 네가 아니야. 가서 놀아.”
안준택의 머리로는 민채린과 안수지가 엄마의 유품을 건드렸다는 사실을 집에 가던 날에야 깨달았을 것이다.
안희연과 나미래는 곧장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두 사람이 홀 밖으로 나가기도 전에 정장 차림의 대리인이 나무로 된 보석 상자를 들고 급히 달려왔다.
“안희연 씨, 잠깐만요!”
대리인이 보석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안희연이 꿈에 그리던 에메랄드 팔찌가 들어 있었다.
“낙찰받은 분이 드리는 겁니다.”
조금 전 경매 현장에서 화제가 되었던 에메랄드 팔찌에 뒷이야기가 있을 줄이야.
사람을 시켜 낙찰 금액을 지불하려던 고현준은 그 말에 멈칫하며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그 사람이 누군데요?”
안희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어 상자를 받지 않았다.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 보석이 안희연 씨에게 무척 중요하다는 건 잘 알고 있기에 부담 갖지 말고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안희연이 거절하기도 전에 대리인이 말했다.
“오랜 지인인데 오랫동안 못 만난 것에 대한 작은 선물이랍니다. 안희연 씨, 어머님 유품인데 괜한 사람 때문에 밖에 떠돌게 둘 수는 없잖습니까. 안 그래요?”
그렇게까지 말하니 안희연은 거절할 수 없었다.
“저 대신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그녀는 에메랄드 팔찌를 건네받고 소중하게 쓰다듬었다.
주위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봤다. 자그마치 수십억이다. 수십만도 아니고 수십억!
대체 누가 이렇게 통이 큰 걸까.
오랜 지인이면 안희연이 아는 어른일까, 아니면... 이성?
그 생각에 사람들은 저마다 고현준을 돌아보았지만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그였기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대충 불쾌하다는 것만 보였다.
누구라도 그럴 거다.
하지만 저게 정말 안희연 어머니의 유품이었다니, 안씨 가문 사람들이 짐승만도 못한 짓을 저질렀다.
“미래야, 가자.”
유품을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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