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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보여주고 싶지 않아.” 안희연은 등 뒤로 손을 숨겼고 초롱초롱한 눈동자에는 사춘기 소녀의 고집이 살짝 묻어났다. “봐도 소용없잖아.” 치료해 줄 것도 아니고, 그녀가 받은 상처가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주변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살피다가 한 사모님이 웃으며 말했다. “수지야, 내가 방금 고현준이랑 같이 왔냐고 물었을 땐 왜 그렇다고 했어?” 거짓말이 아닌가. “그래요? 잘못 들으셨어요. 우연히 현준이랑 마주쳐서 함께 들어온 거예요.” 안수지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힘겹게 미소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는 일부러 일찍 도착해 입구에서 고현준이 오길 기다렸다가 같이 들어왔다. 그러면 남들은 그들이 같이 온 줄 알고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그런데 안희연이 대놓고 그런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고현준은 또 솔직하게 답할 줄이야.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안수지를 더욱 의미심장하게 볼 뿐이었다. 안희연이 무슨 수작을 써서 그 자리를 꿰찼던 고씨 가문에서 인정한 사모님이다. 안수지의 이런 하찮은 수작은 남들이 봤을 때 남의 남편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려는 천박한 내연녀와 다를 게 없었다. 문득 명랑한 남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우리 작은누나는 매형이랑 아주 사이가 좋은데 누가 자꾸 헛소문을 퍼뜨리지?” 안수지는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온 안준택 때문에 화가 나서 욕을 퍼붓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안희연이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자 상대는 오만하게 턱을 까딱했다. ‘고마워할 필요 없어.’ 대체 어딜 봐서 그녀와 고현준 사이가 좋다는 건지. 고현준은 안준택을 힐끗 쳐다보며 그의 말을 반박하지 않았고, 시선은 다시 안희연에게 돌아갔다. “준택아, 네가 여긴 왜 왔어?” 안수지는 서둘러 그를 쫓아내고 싶었다. “아빠가 과외 선생님 찾아줬잖아. 지금 영어 수업 듣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안준택은 새로 염색한 회색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말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언어보다 경매 보는 게 더 재밌어.” 안수지는 애써 다정한 누나인 척 그를 달랬다. “준택아, 몇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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