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안희연과 나미래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각자 자신보다는 상대방을 더 걱정하는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나미래는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경매 매니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매니저가 불같이 달려오자 나미래는 조미연을 저격했다.
“조미연 씨 정신 상태가 불안해 보이니 행사장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조미연이 무슨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매니저는 이미 그녀조미연에게 나가달라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무슨 근거로요? 난 초대장이 있어요!”
조미연이은 당황해하며 크게 소리치자 매니저는 웃으며 말했다.
“나미래 씨는 저희 대주주입니다. 주주의 말을 듣는 건 당연하죠.”
그제야 사람들은 나동석이 유명한 컬렉터였고, 경성 경매장 주식을 성인이 된 나미래에게 선물로 줬다는 걸 떠올렸다. 나미래 본인도 예리한 안목을 타고나 일찌감치 어린 나이에 컬렉팅 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부모를 잃었다고 해서 날개 꺾인 새가 되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안희연과 나미래는 늦게 도착했고 손님들이 차례로 자리에 앉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안씨 가문에서 이모 유품 돌려준다고 약속하지 않았어? 네가 직접 올 필요는 없는데.”
나미래는 이런 경매에 별 관심이 없었다. 어차피 집안에 진열된 물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저 단순히 안희연 때문에 같이 온 거다.
“그 사람들 말은 못 믿어. 내 눈으로 직접 봐야 마음이 놓여.”
말하던 안희연의 시선이 멈칫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마찬가지로 흰색 드레스를 입은 안수지가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남자는 안희연에게 등을 돌리고 있었는데 훤칠한 키를 자랑하며 정장으로 넓은 어깨부터 잘록한 허리, 긴 다리까지 감싸고 있는 모습이 고고하고 우아했다.
옆에 있던 중년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안수지의 목소리가 들려 그녀에게 고개를 돌리자 안희연은 그 남자의 얼굴을 봤다.
고현준이었다.
동시에 남자도 무언가를 감지한 듯 시선이 안수지를 지나쳐 이쪽으로 향했고, 두 눈이 마주치자 안희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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