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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장

이 자식 뭘 먹고 자란 거야! 경도준은 휴대폰 화면의 글자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과감한 행동을 보니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7년 전 그날 밤 여자와 똑 닮은 행동이었다. 7년 전, 그 여자는 그를 침대에 수갑을 채워 놓고 떠날 때, 의기양양하고 오만했던 자태를 그는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보아 하니, 좀 전에 전화한 사람이 여우가 아니더라도 여우와 평범한 사이는 아닐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에게 가져다 준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경도준은 이미 지시했었다. 진구는 노부인 폭행건을 해결해야 했기에 발자국 채취하는 임무는 강원과 소운이 사람 데리고 가서 처리하기로 했다. 이건 아주 디테일이 필요한 일이었기에 장비가 아무리 좋고 효율이 높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고시안은 경도준 쪽의 후속 진행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착하게 엄마 말을 잘 듣는 아이였기에 밤을 새지 않았다. 통화를 마친 후, 고시안 어린이는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고씨네 노부인이 또 다시 일을 벌이기 시작했다. 노부인은 매체 기자들을 불러와 울면서 하소연했다.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가 나왔어요. 심한 뇌진탕에 뇌출혈도 있다고 해요. 저는 지금 현기증도 나고 속이 울렁거리고 눈앞이 잘 보이지도 않아요." "고하진이 너무 독해요. 이 늙은이를 때려죽일 작정이었나 봐요. 의사 선생님이 수시로 생명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했어요." "고하진은 이제야 만족하겠죠. 내가 곧 죽게 될 테니까." 고정국은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머님 몸 상태가 너무 안 좋고 위험한 상황이에요. 하진이가 정말 너무 철이 없어요. 어쩜 이렇게 독할 수가 있는지!" 고서현은 침대 옆에 서서 부드러운 말로 할머니를 위로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사려 깊고 착하고 효심 깊은 손녀의 모습이었다. 사실 그녀는 곁눈질로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기사가 뜬 후 인터넷에서 고하진을 비난하는 댓글이 폭주하자 고서현은 만족스러운 듯 미소 지었다. 고하진, 이번에는 완전 끝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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