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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송아영은 그 사진을 보자 미간을 찌푸리며 미소를 거두었다. 그녀는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 “이거 어디서 났어?” “한 오픈 채팅방에서요. 얼떨결에 봤어요.” 이소희는 송아영에게 채팅 내용을 보여주었다. 사실 그녀는 조금 전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어서 채팅 내용을 조작했다. 그녀는 하강우를 엄청난 변태처럼 모함하여 같은 오픈 채팅방 여성들에게 조심하라고 일렀다. 그녀의 발언에 다른 사람들은 흥분해서 그 빌어먹을 변태를 잡을 거라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채팅 내용을 확인한 송아영은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 하강우가 변태라니, 역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는 법이었다. “내가 처리할 테니까 나가 봐.” 목적을 달성한 이소희는 대표 사무실을 나갔다. 그녀는 너무 기쁜 나머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촌놈 따위가 감히 나랑 대적할 수 있겠어?’ 당장은 일단초를 구할 수 없었기에 하강우는 다른 약재로 용맥을 억눌러야 했다. 휴대전화로 검색해 본 하강우는 연문 약재 시장으로 가기로 했다. 시장 입구에 도착한 하강우는 한 병원을 발견했다. 바로 인심 병원이었다. ‘혹시 윤재욱 그 사람이 말한 인심 병원인가?’ 뭔가 구경거리라도 있는 건지 로비에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하강우는 사람들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건장한 체구의 중년 남성이 병상 위에 누워있었는데 안색이 거무칙칙했다. 그는 누가 봐도 무인처럼 보였는데 연습하다가 사고를 겪은 듯했다. 하강우의 판단은 정확했다. 남자는 중해무맹의 맹주, 천의무관의 관주 배원준이었다. 이때 한 노인이 약 한 그릇을 들고 배원준의 앞으로 걸어갔다. 하강우는 약의 냄새와 색깔을 보고 그것이 회신탕임을 바로 알아보았다. 하지만 그는 그 노인이 손호윤이라는 건 몰랐다. 손호윤이 배원준에게 약을 먹이려고 하자 하강우는 다급히 외쳤다. “그 회신탕에는 문제가 있어요. 만약 그 분에게 먹인다면 피를 토하면서 죽을 거예요.” 손호윤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하강우 쪽을 보면서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이 무슨 자격으로 끼어드는 거죠?” 이 회신탕은 손씨 일가의 특별한 방법으로 만들어진 약인데 문제가 있을 리가 없었다. 그의 옆에는 가죽옷에 가죽 바지를 입은 단발머리의 예쁘장한 여자가 있었다. 아주 의리 넘쳐 보이는 멋진 여자였는데 그녀는 갑자기 표정을 굳히더니 하강우를 매섭게 노려보면서 호통을 쳤다. “손 회장님은 L국 최고 신의예요. 약도 아주 잘 쓰시죠. 그런데 당신 같은 촌놈이 뭘 안다고 말을 얹는 거죠? 또 한 번 주둥이를 놀린다면 아주 혼쭐날 줄 알아요.” 그녀는 배원준의 하나뿐인 딸 배연정이었다. 아빠가 무공을 연마하다가 문제가 생기자 그녀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 겨우겨우 손호윤을 모셨다. 그런데 촌놈이 헛소리를 지껄여서 손호윤이 아버지를 치료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그를 아주 곤죽이 되도록 팰 생각이었다. ‘손 회장님? 용국 최고 신의? 설마 이 노인이 바로 손호윤인가?’ 하강우는 대꾸하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았다. 하강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손호윤과 배연정은 만족스러워했다. 손호윤은 직접 만든 회신탕을 배원준에게 먹였다. 그가 직접 먹인 이유는 회신탕은 얼마를 쓰느냐가 굉장히 중요했기에 다른 사람이 먹이면 양 조절을 잘못해서 치료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회신탕을 마시자마자 배원준의 거무칙칙했던 안색이 조금씩 나아졌다. “손 회장님은 신의가 아니라 신 그 자체야. 약 한 그릇을 먹인 것뿐인데 바로 효과가 나타나잖아.” “L국의 최고 신의라는 말이 사실이었어.” “손 회장님은 손석진의 제48대 후손이야. 약신의 후손이니 당연히 약신이겠지!” ... 사람들은 입이 마르게 칭찬했다. 구경꾼이 가득 몰린 로비에서 배원준을 치료한 건 의도적인 일이었다. 중해시 인심 병원은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홍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린 배원준은 멀쩡하게 병상에서 일어나 앉았다. 손호윤은 그의 맥을 짚어 보았고 맥박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아마도 약 덕분에 몸이 전부 나은 듯했다. “배원준 맹주님, 어떠십니까?” “아주 멀쩡해요. 회장님이 준 약을 마시니 무공을 연마해서 생긴 내상뿐만 아니라 예전 상처까지 전부 나은 것 같아요. 손 회장님이 제 목숨을 살리셨군요. 입에 발린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인심 병원의 의술은 정말 대단하군요. 앞으로 중해무맹의 제자들이 다치거나 병을 앓게 된다면 인심 병원으로 가서 치료받으라고 하겠습니다.” 손호윤은 하강우를 떠올리고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의술을 배운 적이 있는 건가요?” “산에서 지내면서 도사들에게서 조금 배웠습니다.” “단번에 회신탕을 알아본 걸 보니 실력이 나쁘진 않네요. 하지만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고 싶어서 안달이 났군요. 그런 성격이라면 크게 되기는 글렀지만, 기회를 한 번 주겠어요. 중해시의 인심 병원은 이제 막 개업하여 일손이 조금 필요하거든요. 제가 수습생으로 받아주죠. 인심 병원은 인재를 아끼는 곳이에요. 정말로 재능이 있다면 언젠가는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절 수습생으로 받는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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