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또 다른 약혼녀
양은지는 양씨 가문의 큰딸이자 진해의 첫 번째 여신이다.
어떤 남자도 그녀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며 그녀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대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그녀에게 애정을 표현하려고 애쓰는데 하강우는 단순한 비서 주제에 이런 태도로 말하다니 양은지는 매우 화가 났다. 그러나 그녀는 분노를 참았다.
“우리 집에 한 번 올 수 있어요? 주소 보낼게요.”
하강우가 동의할 겨를도 없이 양은지는 전화를 끊고 주소를 보냈다. 여신다운 자신감이었다.
‘양은지? 이름이 왜 이렇게 낯익지?’
곧 하강우는 결혼 서약서를 꺼내 뒤적였다.
‘젠장!’
양은지와의 결혼 서약서가 있었다.
‘설마 이 여자인 거야?’
하강우는 머릿속에서 낮에 본 여자를 떠올리며 점점 더 확신하게 되었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천하제일 미인’이라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하강우는 결혼 서류를 들고 고민에 빠졌다.
‘이 결혼 서약서를 가지고 가서 파혼을 해야 할까? 근데 그렇게 이쁜데 좀 더 지켜봐도 되지 않나? 송 대표님 쪽에서는 아직 명확한 답을 주지 않았으니 언제든 나를 차버릴 수도 있잖아. 어쨌든, 일단초를 손에 넣는 게 중요해. 이 결혼 서약서는 당분간 비밀로 하고 알리지 말아야겠다.’
이렇게 계획을 세운 하강우는 결혼 서약서를 숨긴 뒤, 뱀 가죽 가방을 들고 출발했다.
에메랄드 리조트 1호 별장에서 양은지는 전화를 끊은 후에도 몇 번이나 화장실을 들락거렸다. 몸이 탈수 상태에 이르렀다.
다시 하강우에게 전화를 걸어 얼마나 더 걸리는지 묻고 싶었지만 전화는 오래 울렸고 아무도 받지 않았다.
반 시간이 지나자, 벨 소리가 울렸다.
양은지가 문을 열어보니 문 앞에는 저렴한 옷을 입고 뱀 가죽 가방을 들고 있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양꼬치가 몇 개 들려있었는데 먹으면서 왔는지 입에 기름이 잔뜩 묻어 있었다.
‘하강우?’
하강우를 본 양은지는 당장 화가 났다.
“고작 양꼬치 먹으려고 내 전화를 안 받았던 거예요?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기나 합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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