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양보
다음 날 점심.
하강우가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방문이 세게 열렸다.
“어머.”
“악.”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하강우는 얼른 이불을 잡아당겨 몸을 감쌌고 마치 미라처럼 꽁꽁싸매여 발가락 하나조차 드러내지 않았다.
송아영은 부끄러움으로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선 손가락질하며 따졌다.
“너... 이 변태 같은 자식.”
“제가 변태라고요? 방에서 샤워하고 있는데 허락도 없이 들어온 건 대표님이잖아요. 따지고 보면 변태는 제가 아니라 대표님이죠.”
“그게...”
송아영은 당황한듯 잠깐 말문이 막혔으나 재빨리 정신을 다잡았다.
“여긴 내 집이야. 내 방에 들어오는 것도 허락을 받아야 해? 변태는 너지.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다고 당장 사과해.”
하강우는 말이 없었다.
“사과 안 해?”
일단초를 생각해서 하강우는 참았다.
“여보, 미안해요.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샤워할 때는 꼭 패딩을 입을게요.”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여보라고 부르지 마.”
송아영은 하강우를 째려보고선 화를 내며 물었다.
“어젯밤 뭐 하러 갔었어? 경비원이 네가 새벽이 되어서야 들어왔다고 하던데?”
“뭐 안 했어요. 그냥 근처를 살짝 돌아다녔다고 할까?”
“한밤중에 어딜 돌아다녀?”
“당연히 클럽이죠. 거긴 예쁜 여자들이 많거든요.”
진실을 말할 수 없었던 하강우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지어댔다.
사실 어젯밤 배연정의 연락을 받고 배원준을 치료해 주러 잠깐 나갔는데 밤새도록 싸우다가 돌아왔다.
이긴 것도 모자라 얼떨결에 중해무맹의 맹주가 됐고 우연히 세계무맹대회에 관한 소식과 칠용신초 중의 하나인 일단초에 대한 정보도 얻게 되었다.
하강우는 일단초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은지 어느새 얼굴에는 흐뭇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그러나 그와 달리 클럽에 다녀왔다는 말을 들은 송아영은 표정이 잔뜩 굳은 채로 불쾌한 티를 냈다.
심지어 웃고 있는 하강우의 모습을 보자 마치 남편이 새벽에 불륜녀를 만나러 간 것 같은 느낌에 밀려오는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클럽에서 뭐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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