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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실망시키지 마

자신감이 넘쳤던 안소영은 자기가 여왕이라도 된 것마냥 하강우를 깔보며 무시했다. 그녀는 당시 고속열차에서 옥패가 바로 발 옆에 떨어진 건 하강우가 일부러 던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여튼 남자들은 다 변태라니까. 내가 그 속셈을 모를 것 같아?’ 안소영이 보여준 자신감은 이소희에게 하강우가 파렴치한 변태임이 틀림없다는 확신을 가지게 했다. 심지어 손호윤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한스 그룹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하강우가 변태로 몰리며 인심 병원과의 협력이 물거품 되게 생겼고 그룹이 또다시 궁지에 몰리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이소희는 모든 것을 막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회장님, 이 촌놈 때문에 한스 그룹과의 협력을 중단하시는 건 정말 말도 안 됩니다. 물론 저희가 이번에 새로 뽑은 비서가 맞지만 아직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았으니 한스 그룹과는 무관하다고 보셔도 됩니다. 지금까지의 행동도 이분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저희 한스 그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한스 그룹과 무관하다고요?” 손호윤은 고개를 돌려 송아영을 바라봤다. “송 대표도 같은 생각인가요?” “강우 씨는 제가 직접 관리하는 비서입니다. 그러니 하 비서의 모든 행동은 절 대표할 뿐만 아니라 한스 그룹 전체를 대표하기도 합니다. 만약 정말로 변태나 사기꾼이라면 저도 하 비서랑 함께 무릎 꿇고 안 대표님에게 직접 용서를 빌죠.” 송아영의 말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송아영을 바라봤다. ‘미쳤나 봐. 왜 저래.’ 송아영의 생각을 간파한 김수호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송 대표, 하 비서 편을 드는 거야? 이건 너무 위험한 도박인데? 곧 있으면 cctv영상을 보게 될 텐데 괜찮겠어? 어차피 승부는 이미 결정 났으니까 차라리 변태인 걸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는 게 나은 건가? 한스 그룹이랑 송씨 가문을 온전히 저런 자식한테 거는 건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야.” “하 비서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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