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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장 데이트 신청

“김수호가 건 내기에 응했죠. 2,000억을 걸고 내기하겠다고 말이에요.” 하강우의 대답에 송아영은 정말 그를 갈기갈기 찢어서 던져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바느실을 가져와 멋도 모르고 설치는 하강우의 입을 꿰매버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래야 그 입을 함부로 놀리지 못할 것 같았다. 하강우의 대답에 김수호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송아영을 보며 우쭐댔다. “송아영, 촌놈이 뭐라는지 들었지? 나랑 2,000억짜리 내기한다잖아. 그러니 송아영 너도 두 가지 선택이 있어. 첫 번째는 당연히 2,000억을 저 촌놈한테 빌려줘서 나한테 지는 거야. 그러면 한스 그룹도 하룻밤 사이에 바로 부도겠지. 그리고 송씨 가문도 하룻밤 사이에 나락으로 가는 거고.” “그리고 두 번째는 이 촌놈을 뻥 차서 네 옆에서 사라지게 만드는 거야. 그러면 이 촌놈이 나랑 어떤 내기를 하든 너랑은 상관없는 거지. 2,000억을 지든, 2조를 지든 송 대표 너랑 송씨 가문에 일절 피해는 없을 거야.” 김수호의 목표는 명확했다. 바로 송아영이 하강우를 뻥 차버리는 것이었다. 하강우가 버림을 받아야만 주인 없는 개가 될 수 있다. 그때가 되면 촌놈에게 더는 뒷배가 없어지게 되고 김수호가 아무렇게나 혼내줄 수 있게 된다. 송아영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하강우를 노려보더니 와이프 신분으로 이렇게 명령했다. “당장 아까 한 말 취소해. 김수호랑 내기하기만 해봐. 내기하면 난 너랑 말도 안 섞을 거야.” 송아영은 원래 하강우가 김수호와 내기하면 뻥 차버린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긴 싫어 결국 그렇게 말하지는 못했다. “자기야, 다른 건 다 들어줄 수 있지만 이건 안 돼요. 김수호가 나한테 도전을 걸었는데 내가 물러서면 쪽팔리잖아요.” “고작 2,000억인데 나도 졸지는 않아요. 만약 자기가 못 빌려준다면 다른 사람한테 빌리면 돼요.” “너 정말...” 송아영은 화가 난 나머지 발을 동동 굴렀다. 이소희는 하강우의 말에서 이상함을 느꼈다. 문제는 송아영이 자기라는 말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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