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장 체면이 바닥나다
하강우가 활짝 웃으며 말꼬리를 받아 갔다.
“안 선생님은 돈이 많은 건 맞지만 현명한 사람입니다. 명성만 자자한 사람과는 달라요. 진해에서 으뜸가는 감별사라고는 하지만 보는 눈이 없으니 10억짜리 빨간 옥을 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거예요. 이런 안목으로 무슨 감별사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매의 눈이라는 별명이 아까울 정도네요. 매의 눈이 아니라 매에 눈이 쏘인 게 아닌가 싶어요.”
하강우의 말에 봉태무는 큰 모욕을 당했다는 생각에 바로 열폭했다.
“촌놈 따위가 지금 뭐라는 거야? 지금 내 눈이 멀기라도 했다는 거야?”
“빨간 옥을 눈앞에 두고도 못 알아보는데 눈이 먼 게 아니라면 뭔데요?”
“고작 플라스틱 하나 가져다 놓고 빨간 옥이다? 내가 보기엔 하강우 씨 당신이 눈이 먼 거 같은데. 아니다. 원래도 멀었지?”
봉태무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접시에서 타오르던 불이 꺼졌다.
두 동강 난 원석은 마치 타다남은 숯처럼 거무튀튀했고 코를 찌르는 탄 냄새까지 났다.
김수호는 이를 보자마자 찢어지게 웃었다.
“하하하하...”
배꼽 잡고 웃는 모습이 참으로 꼴사나웠다.
그렇게 한참 웃어대던 김수호는 까맣게 탄 원석을 가리키며 흥분한 표정으로 안인국에게 말했다.
“안 선생님, 보세요. 6억을 주고 뭘 사셨는지. 아니다. 6억 100만 원에 산 빨간 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하하하하...”
김수호는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다시 껄껄 웃기 시작했다. 그에겐 웃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중해에서 몇십 년 산전수전을 겪으면서 한 번도 밑지는 장사는 해본 적이 없는 안인국이 오늘 세게 삐끗한 것이다. 그것도 촌놈한테 말이다.
김수호가 비아냥대기 시작하자 봉태무도 맞장구를 쳤다.
그는 까맣게 탄 원석을 보며 안인국에게 말했다.
“안 선생님, 이제 다 확인하셨죠? 저는 사기 안 쳐요. 이제는 저 원석이 빨간 옥이 아니라는 말 믿으시겠죠? 저렇게 탄 걸 봐서는 돌덩어리도 아니에요. 그냥 세상 보잘것없는 플라스틱일 뿐이지. 6억을 주고 플라스틱을 샀으니 선생님께서 오늘 잃으신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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