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장

유민서는 번거롭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지 않았고 오히려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검은색 슈트를 입었다. 가슴 쪽에는 최고급 디자이너 알렉스가 노란색 다이아몬드로 만든 브로치를 달고 있었다. 그녀의 털털하고 깔끔한 차림은 너무나도 독특했고 자리에 있는 귀부인들과 아가씨들보다 더 시선을 잡았다. 남들은 여린 공주겠지만, 유민서는 패기 넘치는 여왕이었다! 자기의 눈엣가시가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자, 김은주는 화가 나서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다. 이때 김은주 옆에 앉아있는 두 귀부인이 유민서를 쳐다보며 감탄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어느 집 아가씨야? 정말 분위기 있다.” “나이가 어려서 그렇지, 안 그러면 어느 그룹의 대표인 줄 알겠어. 남자한테 전혀 지지 않아!” “저 브로치 봤어? 저건 알렉스의 레전드급 소장품, 라그나로크잖아! 3년 전에 한 사람이 200억으로 라그나로크를 사려고 했는데, 알렉스가 콧방귀를 뀌면서 거절했어!” ‘뭐? 라그나로크?’ 주얼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렉스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물론 3년 전, 알렉스가 전시해서 한동안 화제가 됐던 “라그나로크”도 아주 유명했다. 방금 김은주는 너무 화가 나서 유민서의 차림을 자세하게 살펴보지 않았다. 지금 보니 더욱 배 아파서, 이가 부서질 정도로 꽉 깨물었다. “백아연 이 여자, 유 대표한테서 많이 건졌나 보네.” 진미영은 질투가 나면서도 한편으론 탄복했다. 그리고 자기 딸을 흘겨보며 원망했다. “내가 얼마나 귀하게 널 키웠는데, 이런 촌놈보다 못해? 만약 네 이모가 널 가르치지 않았다면, 너한테 심경준을 접근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네 능력으로 심경준의 마음을 잡을 수 있을 거 같아?” “엄마! 저 이미 이겼어요! 왜 찬물을 끼얹는 거예요?” 김은주는 주먹을 꼭 쥐고 두 눈은 시뻘게졌다. “지금 백아연한테 유진성이 있긴 하지만, 그게 왜요? 심씨 가문도 유씨 가문 못지않아요! 더구나 백아연은 이미 이혼했어요! 남자한테 버림받았다고요! 경준 오빠가 이런 더러운 여자를 다시 돌아볼 일은 절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