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한민수는 숨이 막힐 정도로 입을 막아야, 겨우 웃음을 참았다. 심경준은 한숨을 내쉬고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나랑 백아연은 가능성 없어. 내가 포기한 사람을 다시 뒤돌아보는, 그런 품위 없는 짓 하지 않아.” 최여준은 어깨를 한번 으쓱했다. 그리고 설명하기 귀찮다는 듯, 화제를 돌렸다. “오늘 경매품 중에 원하는 거 있어?” “있어. 황화리목 의자.” 심경준은 이 경매품을 할아버지 생신 선물로 드릴 생각이었다. “안목 있네! 내가 도와줄까? 이따가 너랑 경쟁하는 사람이 있으면 빠지게 할게.” “됐어.” 심경준은 덤덤하게 고개를 저었다. “자선 경매잖아. 중요한 건 자선이야. 만약 나랑 인연이 있다면 자연스레 내 손에 들어올 거야. 이런 곳에서 조작한다면 경매하는 재미도 떨어지고.” 두 사람은 들어가자마자, 제일 앞줄로 고장 걸어갔다. 이 자리는 VIP 중에서도 VIP, 진정한 명문자제들과 유명 인사들만 앉을 수 있는 자리이다. 잘생기고 키가 큰 최여준과 심경준이 입장하자, 장내는 순간 술렁거렸고 아가씨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빨개졌다. “심 대표님 너무 잘생겼다. 완전 내 이상형이야!” “이상형? 꿈 깨는 게 좋을 거야. 심 대표 곧 김은주 씨랑 결혼해. 소문 못 들었어?” “뭐? 저질 가구 파는, 그 금영 그룹? 세상에, 날 따라다닐 자격도 없는 완전 작은 회사의 딸이잖아. 심 대표가 아깝다!” “어릴 적부터 둘이 알던 사이래. 김은주의 그 가식적인 얼굴을 봐봐. 장담하는데, 길어봤자 2년이야. 심 대표가 곧 김은주를 싫어하게 될 거야!” 심경준은 우아하게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은 가까이 오지 말라는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사이에 두고, 유진성 이름이 달린 의자가 심경준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입술을 꾹 다물고 이마를 살짝 찌푸렸다. “나도 어쩔 수 없어. 첫 줄의 자리는 다 할아버지가 정해 놓은 거란 말이야. 함부로 못 건드려.” 최여준은 마치 심경준의 생각이라도 읽은 듯,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자리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