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주말, 서울 백려 경매장 밖에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재벌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그들은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온 사람들은 거의 유명한 수집가와 투자자들이었다. 각자의 이익 때문에 왔고, 또 연예인들처럼 화제가 될 필요가 없기에 다들 인터뷰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관심하는 건, 오직 이번 경매의 경매품들이었다. 물론 진씨 자매와 김은주를 제외하고. 매년 이때, 진미숙은 화려한 드레스를 차려입고 경매 활동은 참석하는데, 고급스러운 경매장에서도 삼류 연예인 느낌이 물씬 났다. 혹시나 자기가 20년 전에 남의 가정을 파괴한 제삼자이자 무명 연예인이란 걸 대중들이 잊을까 봐, 한참 동안 입구에 서서 기자들이 사진 찍게 했다. 덕분에 입구가 막혀서 직원들이 들어가라고 설득하면, 진미숙은 늘 언짢은 표정으로 어쩔 수 없이 들어가곤 했다. 심광현도 창피해서 그런지, 벌써 2년이나 경매 활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의 진미숙은 전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전날 밤 진미영의 부탁에 사진 찍을 기회를 김은주 모녀에게 주기로 했다. 비록 내키지 않았지만, 친척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올해 경매장 입구에 서서 길을 막고 있는 사람은 김씨 모녀가 되었다. “이번 경매 활동, 우리 금영 그룹도 참석했습니다. 좋은 소장품을 낙찰했으면 좋겠네요. 저도 자선 사업을 위해 어느 정도 힘을 보태고 싶거든요.” 진미영은 귀부인의 기품을 갖추고 기자들 앞에 서서 스스럼없이 말했다. “금영 그룹의 자금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한 기자가 예리한 질문을 했다. “금영 그룹 첫째 도련님의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까? 어떤 판결을 받을 것 같습니까?” “김은주 씨와 심경준 대표가 헤어졌다고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헤어졌다고?’ 김은주는 이 말을 듣자마자, 치맛자락을 들고 앞으로 한발 걸어가더니, 동그란 눈으로 방금 이 질문을 한 기자를 노려보았다. “헤어졌다니요?! 어디서 들은 소문이죠?” “그게…… 이렇게까지 긴장할 필요 없어요. 저도 그냥 물어본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