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장

한현이는 벌벌 떨며 땀을 닦았다. “저는 그저 당신이 사모님을 놓지 못하는데 왜 당신의 마음을 까 밝히지 못하나요? 사모님이 당신이 마음을 알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마음? 헉......” 남자는 냉소를 자아내며 이를 악물었다. “내 마음은 이미 결정되었다. 절대로 백서아랑 재혼할 수 없어!” “그럼 오늘 밤 이건......” “운전이나 해라!” 심경훈은 쉰 목소리로 소리쳤고 하마터면 한현이가 혼이 날 뻔하여 다시는 입을 열지 못했다. 그는 뒷좌석에 힘없이 주저앉았고, 갑자기 손바닥에서 통증이 전해졌다. 그제서야 그는 손에 자옥 팔찌 조각을 쥐어져 있다는 것이 기억났다. 깨진 옥이 그의 살결을 베어 검붉은 피가 천천히 나왔고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심경훈은 자신이 왜 이러는지 몰랐다. 그는 오늘 밤 그렇게도 백서아를 데려가고 싶었고, 어떻게든 그녀와 강주원을 헤어지게 하고 싶었다. * 　　백효원을 보내고 강서진은 다시 돌아가 큰오빠와 둘째 오빠 와 함께 아버지를 위로하고 나서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서제를 나왔다. 　　복도에 서서 혼자 생각에 잠겨 있다가 휴대전화를 꺼내 유민지, 차유와 강유희에게 각자 메시지를 보냈다. [민지 이모/유이모/유희이모, 뒷동산의 유운헌으로 오세요. 할말이 있어요.] 15분 후, 세 부인이 제시간에 유운헌에 도착했다. 평소 함께 모이면 언제나 재잘재잘 지껄이던 세 여인이 지금 강서진 앞에서 오이처럼 조용했다. 　　“저한테 할 말이 없어요?” 강서진은 정자에 앉아 두 팔로 가슴을 안고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교감이 장난꾸러기 학생들을 훈계하는 자세였다. 유민지는 말이 없었다. 차유도 말이 없었다. 강유희는 시원시원한 어조로 말했다. “서아야, 너 할말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 왜 우리한테 물어봐?” 강서진은 답답하여 이마를 짚었다. 유희이모의 생각은 강철 직 남보다 더 직설하였다. “오늘 밤 당신과 민지 이모가 심경훈을 혼낸 일 저에게 할 말이 없어요?” 　“아이고, 그건 더 할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