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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장

그 시각, KS 호텔 지배인 사무실 안도 저기압이었다. 커다란 통유리 앞에 선 강서진은 뒷짐을 쥐고 있었다. 가녀린 몸매에서는 지배자의 강대한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누가 그 영상을 올리라고 했지??” “사회적 여론을 이끌 수 있을 만한 영상을 올리라고….” 강서진의 뒤에 곧게 서 있는 임지섭의 얼굴엔 먹구름이 가득했다. “임지섭, 넌 내 비서잖아. 게다가 나랑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으니 내가 제일 귀찮아하는 게 뭔지 잘 알잖아!” 강서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넌 날 도와주고 있는 게 맞아. 하지만 그 안에 사심도 섞여 있지. 네가 무슨 생각인 줄 모르고 알아? 넌 이런 방식으로 내 이미지를 올리고 나의 선한 이미지로 심이슬의 행위를 지탄하려는 거잖아.” 그녀의 말이 이어질수록 임지섭의 고개는 점점 더 떨어졌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의 심장에 쿡쿡 박혔다. “하지만 똑똑히 들어, 난 필요 없어.” 강서진의 눈빛이 더욱더 차가워졌다. “내가 이런 일을 한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서 한 거야. 이건 사람으로서 가져야 하는 도덕적 소양이 나에게 그렇게 하게 한 거야. 내가 아무리 심이슬이 싫어도 이렇게 나를 자랑하는 방식으로 누르고 싶지는 않아. 선의는 일단 카메라에 드러나 사람들에게 평가받는 순간부터 그 선의는 의미가 달라지게 되어 있어.” “아가씨, 죄송합니다…. 전 그저….” “뭘 하려 했던지 이젠 다 소용없어.” 강서진은 등을 돌린 채 무표정하게 휴대폰을 들었다. “지금 바로 큰오빠에게 연락해서 널 데리고 가라고 할게. 네 일 처리 방식은 내 스타일과 맞지 않아.” “아가씨! 안 돼요!” 임지섭은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얼른 다가간 그는 강서진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무슨 벌을 주든 달게 받을게요! 호텔 화장실 청소를 시키든, 주방에서 설거지를 시키든, 월급은 전부 다 깎아도 좋아요! 딱 하나면, 제발 절 아가씨 곁에서 떠나게만 하지 말아주세요… 네?” 강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잡힌 손목이 아파왔다. 하지만 그의 뜨거운 눈빛에 강서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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