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화
서지수는 가슴 속에 답답한 무언가가 꽉 막힌 듯했다.
그녀는 그냥 떠나버리고 싶었지만 여기서는 예전처럼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오늘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앞으로 여러 곳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그녀는 신입사원일 뿐이었고 계약 위반 조항 때문에 스스로 사직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매니저가 뭐라고 했어요?”
백여진은 그녀의 걱정 가득한 표정을 보며 다가와 물었다.
“조금 있다 식사하러 가라고 하셨어요.”
서지수는 컨디션을 조절하며 나쁜 감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지 않았다.
“신입 환영 자리라고 하셨어요.”
백여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서지수는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뭐가 문제인가요?”
“아마 회사의 여러 임원과 얼굴을 익히게 하려는 거겠죠. 지수 씨를 중점적으로 키우려는 의도일 수도 있어요.”
백여진은 이성적으로 분석했다.
“식사할 때 임원들에게 술 한 잔씩 권하는 거 잊지 마요.”
서지수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정말 그녀를 곤란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안 가면 불이익 받을까요?”
그녀가 다시 물었다.
백여진의 차분한 분위기가 그녀를 안심시켰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녀가 마치 이웃집 언니 같은 느낌을 주어서인지, 백여진과 함께 있을 때는 조금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백여진은 그녀를 바라보며 확실하게 대답했다.
“네.”
서지수의 기분은 순식간에 나빠졌다.
“너무 걱정하지 마요. 회사 임원들도 사람이에요.”
백여진은 그녀를 마치 동생처럼 바라보며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말을 했다.
“일부러 지수 씨를 곤란하게 하거나 불이익을 주지는 않을 거예요. 다만 말이 많을 뿐이죠.”
이 말을 듣고 나서 서지수는 이 일에 대한 회피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미리 신재호에게 연락해 하늘이를 데리러 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시간을 계산해 호텔로 향했다.
비록 백여진이 그녀에게 많은 조언을 해주었지만 그녀는 이런 일에 대해 경계심이 강했다. 과거에 진수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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