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화
“만약 이게 바로 말씀하셨던 고충이라면 지금 바로 병원에 가서 저희 엄마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세요.”
서지수의 말은 직설적이기만 했다.
강석구가 술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일어나자 서지수는 그가 자신과 함께 병원으로 가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까까지만 해도 우울하던 표정이 갑자기 차가워지는 것이다.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사과를 받아?”
강석구는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며 본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너희 모녀를 경주에 남겨두지 않았다면 평생 진수혁 같은 사람을 만나지도 못했을 거야.”
서지수는 그제야 그가 자신을 찾은 목적이 과거의 일에 대해 사과하려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나한테 고마워해야지.”
강석구는 점점 더 흥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 덕에 사모님의 삶을 살아봤잖아.”
“엄마가 왜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서지수는 마지막 남은 정까지 뚝 떨어져 차가운 모습으로 뒤돌아섰다.
“한번만 더 말해봐.”
강석구는 이 말에 분노가 치밀어올라 서지수의 팔을 잡아당겨 소파에 내팽개쳤다.
“누가 너를 지금까지 키웠는지 잊지 마.”
서지수가 반격하려던 찰나, 강석구가 한마디 더 보탰다.
“진수혁이랑 이혼했다며.”
서지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이 일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어떻게 안거지?’
“나도 너랑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강석구는 아까의 슬픈 감정은 온데간데없이 본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너를 찾은 이유는 너의 위자료 때문이야. 다는 필요 없어. 70%만 나한테 주면 돼.”
“실망하게 해서 어떡해요?
서지수는 소파에서 일어나면서 평소보다 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저한테 일 푼도 안 줬는데.”
“나도 인내심에 한계가 있어. 너랑 시간 낭비할 여유가 없다고.”
강석구의 얼굴색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제가 이혼했다는 걸 아시면 요즘 반지를 팔았다는 것도 아실 텐데요?”
서지수는 이 순간 위자료를 받지 못한 것도 어쩌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제가 위자료를 받았다면 엄마 수술비 때문에 반지를 팔 이유가 있었을까요?”
강석구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