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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안뜰에 다다르자 우광석이 말했다. “묘지 주인 돌아왔는데 발굴 못하게 하면 차라리 잘 귀띔해 줘, 다신 도굴꾼들 못 들어가게 하라고.” 묘지 주인은 모르겠지만 그들에게 문물이 얼마나 중요한데. 추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광석 일행은 옆에 있는 안뜰에서 지내기로 했다. 두 안뜰 사이엔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가 있었고 지금은 잎이 활짝 핀 채 마치 우산을 펼쳐놓은 듯 넓은 그늘을 형성하고 있었다. 한 가지 이상한 게 있다면 잎이 지는 계절이 아님에도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 아래, 송진하가 머리를 들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채 자리를 뱅글뱅글 맴돌고 있었다. 행복에 겨운 얼굴로 뭐라 중얼거리는 모습은 당연히 모르는 이들에겐 미친놈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추나연 눈엔 송지아를 안아들고 있는 모습이지만. 울창한 나무가지 사이로 소복 치마자락을 흔들거리던 무언가 역시 송지아의 웃음 소리에 따라 기분 좋은 소리를 내보였다. “......” 막 자리를 뜨려던 주원재의 팔을 추나연이 덥석 붙잡았다. “법사님, 무슨 일 있으세요?” “묘지 주인 찾았어요. 이따가 얘기가 필요할 수 있는데 그건 전문가인 소립 선생님께 맡기려고요.” 주원재가 눈을 꿈뻑거리며 시선을 옮겼다. 정신 나간 사람마냥 굴고 있는 송진하와 바람 한 점 없는데도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 주원재는 차가운 공기를 들이 마시며 눈을 커다랗게 떴다. “지......지금 당장 가서 선생님들 모셔올게요.” ...... 깔끔하게 정리된 안뜰 거실. 건장한 사내인 주원재는 우광석과 소립이 앉은 나무 의자 뒤 쪽걸상에 앉아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다. 차를 내온 송선아는 덤덤하게 추나연 옆에 자리 잡았지만 역시나 두려움에 깃든 눈빛을 하고 있었다. 건들건들 의자에 앉아있는 송진하의 무릎 위엔 송지아도 함께다. 추나연은 그들과 다른 의자에 앉아있는 여자를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 “선생님들, 제가 눈 틔워드리면 바로 얘기하실 건가요?” 그 말에 두 어르신이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 특히나 뒤에 웅크리고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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