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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나봉희도 자신이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한 풀 꺾인 목소리로 말했다. "도범만 그 돈을 나에게 준다고 하면 나는 당연히 좋다고 하겠지, 돈 많은 걸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니." 도범은 그런 나봉희를 보며 참 탐욕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돈이 있든 간에 모두 내놓으라고 할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도범의 장모님이었기에 도범도 뭐라고 할 수 없었기에 웃으며 말했다. "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손에 있는 돈 다 쓰고 나면 저한테 말씀하세요. 저희 가족이니 어머님께서 돈 걱정을 하실 일은 없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나봉희가 신이 나서 대답했다. "그래, 우리 사위, 내가 돈을 사랑해서도 아니고 네 돈을 탐내는 것도 아니야. 네 돈은 목숨으로 바꿔온 돈이니 얼마가 되었든 간에 다 너한테 남겨두는 게 맞지. 하지만 네가 너무 생각 없이 돈을 쓸까 봐 그러는 거지. 아껴가면서 돈을 써야 돼, 네가 혹시라도 그 돈을 다 써버릴까 봐 너 대신 관리하려고 했던 거야. 이 별장도 그래, 어디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일 필요가 있는 집이니." 도범은 그 말을 들으며 돈을 나봉희에게 줬다가는 다시 내놓으라고 했을 때, 그녀가 분명 쉽게 내놓을 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갑시다, 형부, 저 얼른 2층에 가보고 싶어요." 박해일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곤 옆에 있던 장소연을 바라봤다. "소연아, 우리도 이제 집이 있는 사람이야. 나중에 차까지 생기면 내가 너희 집에 가서 결혼 허락을 받을 게, 너희 부모님께서도 아마 허락해 주시겠지? 우리 얼른 결혼하고 애 낳자." 박해일은 조금 다급해졌다. 장소연은 그와 함께 지내면서 한 침대에서 잠을 잤지만 기껏해야 입맞춤을 허락하는 정도였다. 그는 오래전부터 장소연과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장소연은 매번 그가 차와 집이 없다는 핑계를 대곤 했다. 하지만 지금 집과 차가 생겼으니 박해일은 곧 그녀와 결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얼른 결혼해야지. 나이도 적지 않으니 결혼하고 우리 손주 안겨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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