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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나봉희가 박시율을 흘겨보더니 다시 화가 난 얼굴로 도범을 바라봤다. "도범, 내가 아까 사람이 많아서 네 체면 세워주려고 말 안 했는데 지금은 우리뿐이니 말 좀 해야겠어." "어머님께서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저는 알 것 같아요." 도범이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해 보다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알고 있다고? 그럼 네가 말해 봐, 내가 왜 화가 났는지." 나봉희가 팔짱을 끼며 물었다. "전신이 저한테 왕호를 혼내주라고 했는데 그 처벌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고 계신 거죠? 나중에 왕호가 그걸 빌미 삼아 저한테 시비를 걸까 봐 걱정하고 계신 거잖아요.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랑 전신 사이를 생각해서라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설사 정말 시비를 건다고 해도 저 하나도 안 무서워요." "어머니, 지금 다른 사람이 도범을 해칠까 봐 걱정하고 계셨던 거였어요?" 도범의 말을 들은 박시율이 웃으며 물었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가 도범의 안위를 걱정할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봉희는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대답했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내가 화가 난 건 전신이 그 야명주를 너한테 줬는데 왜 일찍 얘기하지 않았냐는 거야." 그 말을 들은 도범은 할 말이 없어졌다. 그도 나봉희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나봉희는 그 야명주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머님, 저도 할아버지를 놀라게 하고 싶어서 그런 거였죠, 오늘 기뻐하시는 모습 보셨잖아요. 그리고 선물이 무엇인지 미리 알고 나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맞아, 나도 놀랐어. 그런데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서 산 야명주를 전신께서 당신한테 줄 줄은 몰랐지." "나도 놀랐지, 그런데 이런 귀중한 물건을, 그것도 그런 보물을 우리한테 말도 하지 않고 할아버지한테 선물해 주다니!" 나봉희의 안색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우리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 우리 딸을 너한테 내어주고 딸까지 낳게 했는데, 그리고 우리도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데 이런 선물을 우리한테 할 생각은 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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