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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8화

방현걸과 유천봉은 오랫동안 서로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 말들이 도범에게 어떻게 들릴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어차피 그들의 눈에 도범은 곧 시체가 될 운명이었고, 죽은 자는 비밀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는 법이었다. 방현걸이 도범을 바라보며 고개를 돌렸다. “넌 왜 이렇게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지? 혹시 내 선배가 네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모든 걸 다 알려줬나?” 도범의 차분함은 방현걸을 몹시 궁금하게 만들었다. 필경 방현걸과 유천봉이 거리낌 없이 대화를 나눴기에, 상식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라면 눈치챘을 것이다. 게다가 자혼비는 그들 바로 뒤에 세워져 있었고, 규칙 역시 명확하게 적혀 있었다. 문자를 읽을 수만 있다면 규칙을 이해할 수 있고, 그것만으로도 자신이 앞으로 어떤 상황에 놓일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분명히 보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범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서 있었다. 이런 도범의 모습에 방현걸은 궁금함과 함께 의아함을 느꼈다. 이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말했다.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하죠?” 이 한마디에 방현걸과 유천봉은 당황했다. 도범이 이렇게 당당한 어조로 이 말을 하다니, 마치 유천봉과 방현걸이 8품 종문의 무간종 제자가 아닌, 그저 보잘것없는 작은 종문 출신의 서무 제자처럼 여기는 듯했다. 도범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했다. 이러한 도범의 태도에 방현걸과 유천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도범이 미쳤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이윽고 유천봉은 화가 나서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 네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어느 종문 출신인지 모르는 건가? 감히 왜 두려워해야 하냐고 말하다니? 선배와 생사를 걸고 대결하게 될 텐데, 본인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자 도범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유천봉의 말을 무시했다. 도범은 두 사람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비록 그들이 8품 종문 출신이지만, 그들 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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