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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우리 그냥 학교 다닐 때 한 일 년 정도 사귄 거야.” 박시율이 도범을 보며 말했다. “응, 설명할 필요 없어.” 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도범은 그 후에 박시율을 만났기에 그녀가 자신에게 해명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지나간 일이기도 했고 상대방의 자유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그는 결혼 첫날밤의 그 새빨간 자국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는 박시율이 헤픈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설명했다. 담담한 도범의 얼굴을 확인한 박시율은 조금 의아했다. 그때 도범은 주동적으로 나서서 시위하 듯 자신들을 적대하는 이혜민을 보며 말했다. “우리가 어떻게 왔는지가 그렇게 중요합니까? 택시를 타고 오면 어떻고 안 타고 왔으면 또 어떻습니까? 그리고 군인을 그렇게 얕잡아보지 마세요, 저희의 희생이 없었다면 당신들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없으니까.” “돈도 없는데 성질머리는 더럽네요, 이런 사람은 또 처음이네.” 이혜민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더니 옆에 세워져 있던 아우디 A6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차 봤어요? 제 차예요. 비싸지는 않지만 당신이 평생 돈을 벌어도 살 수 없는 차죠, 이게 바로 나랑 당신 차이예요. 다른 사람들도 모두 차를 끌고 왔다고요. 아우디랑 BMW가 넘쳐나는 이곳에서 당신 남자로서 부끄럽지도 않아요?” “그럴 필요가 있겠어요? 정말 차를 놓고 비교해 보겠다고 한다면 제가 오늘 집에 있는 포르쉐 911 두 대를 가지고 오면 제가 당신들보다 돈이 많다는 걸 설명할 수 있을까요?” “포르쉐 911?” 도범의 말을 들은 이혜민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재밌네, 집에 포르쉐 911이 두 대나 있는데 택시를 타고 왔다고요?” 이혜민이 다시 옆에 있던 임여을을 힐끗 보더니 말을 이었다. “저분이 다 말씀해 주셨어요, 오전에 아이를 데리고 유치원에 등록을 하러 갈 때에도 택시를 타고 갔다면서요? 당신 같은 사람들이 포르쉐 911을 살 수 있다는 게 말이 돼요? 당신 포르쉐 911 얼마 주고 샀어요?” 이혜민의 말을 들은 다른 사람들도 참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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