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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하얀 피부에 검은색 실크 원피스를 걸친 여자는 한눈에 보아도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 머리에는 굵은 웨이브를 넣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청량감을 느끼게 했다. 물론 몸매 또한 뛰어났다. 박시율보다 기질이 좀 차가운 것 외에는 나무랄 데가 없는 모습이었다. “하하 아가씨가 너무 겸손하네요. 당신도 엄청난 미녀인걸요!” 박시율이 미소 지으며 어쩔 수 없이 형식적인 칭찬을 건넸다. “여기서 택시를 잡고 집에 돌아가는 거예요? 이 시간에는 택시 잡기 힘들 텐데. 마침 출퇴근 시간이라서 택시 잡는 사람이 한창 많을 때거든요!” 여자가 도범과 시율을 번갈아 보더니 이어서 말했다. “아이참, 차가 없는 것도 참 불편하겠네요. 당신이 고른 남편이 능력이 좀 별로인가 봐요!” 나호영이 그녀의 말에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참 시율아, 마침 오늘 밤 동창회가 있어. 꽤 많은 동창들이 모이기로 했으니까 너도 참석하는 게 어때? 가족도 함께 와도 괜찮아!” “그래 맞아요 맞아요. 함께 와서 놀아요. 당신들 엄청 오랜만에 모이는 거잖아요!”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 호영 씨 난처하게 하지 마시고요.” “이건…” 박시율이 미간을 찌푸리며 망설이고 있었다. 그녀와 나호영은 예전에 꽤 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동창들을 못 본 지 몇 년은 지났으니 혹시 그때 가서 옛 동창들이 임여을처럼 권력의 잣대로 자신을 판단할까 두려웠다. “참 뭘 고민하고 있어? 전동재도 해외에 있다가 이번에 들어왔어. 말로는 내일 어느 큰 회사의 면접을 보러 간다고 하던데. 그 회사 주임과 잘 아는 사이라서 내일 면접은 일단 절반은 성공했다고 보면 된대!” “그리고 다들 몇 년 만에 모이는 건데 반에서 가장 예쁘기로 이름난 네가 빠져서야 되겠어?” 나호영이 그녀를 설득했다. “만약 이래도 안 오면 네가 날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거야!” “알았어 알아어 갈게. 어디서 하는데? 이따가 수아를 집에 데려다주고 밤에 남편과 함께 갈게!” 박시율이 쓴웃음을 지었다. 상대방의 끈질긴 요청에 그녀는 울며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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