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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도범이 담배 한 개비를 꺼내 피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가장 싼 가격의 디스 플러스를 피고 있었고 담배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익숙한 맛이 났다. 도범은 담배를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이고 말했다. “그러면 그 장소연이라는 여자가 위장에 능해서 당신 동생 앞에서는 옷도 평범하게 입고 순진한 척하는데 사실은 남 몰래 시답잖은 양아치 녀석들과 어울리기 좋아한다는 말이지? 그런데 당신 동생은 그 여자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고, 당신이 동생한테 이 일을 알리지 않는 건 말해봤자 믿지 않을 걸 알고 있기 때문이고 그렇지?” 박시율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바로 그거야. 동생에게 말했으면 분명 엄청 화를 냈을 거야. 예전에 내가 몇 번인가 귀띔해 준 적도 있어. 장소연 그 여자는 결혼해서 함께 살기에는 적절하지 못한 여자라고, 조금 더 고민해 봐라고 말했었거든. 그런데 내가 그 말을 한 후 동생은 아예 집을 나가버렸어. 그리고 장소연과 피시방에서 며칠을 함께 보냈었지!” 박시율이 잠깐 말을 멈추고 도범을 바라보더니 이어서 말했다. “해일이는 피시방에 갈 돈이 없으면 나한테 와서 달라거나 당신 어머니한테 가서 돈을 달라고 했었어. 만약 돈을 주지 않으면 대뜸 욕설을 퍼부으며 이게 다 당신 때문이라며, 당신만 아니었다면 자신은 여전히 박 씨 가문의 도련님으로 살 수 있었고 한 달에 용돈을 백만, 아니 몇백만원 씩 쓰는 건 일도 아니라며 소리쳐 댔었어!” 그 말을 들은 도범은 화가 났다. 이제 보니 지난 몇 년 간 박시율과 자신의 어머니는 박해일 앞에서 울분을 참아가며 아무런 대꾸도 못한 일이 적지 않게 있었던 것 같았다. 거기다 생각만 해도 골머리를 앓게 하는 장모님까지 있었다. “혹시 장소연과 당신 동생이 합세하여 사람을 시켜서 그 돈을 도둑질한 건 아니겠지? 혹시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 도범이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 박시율은 고민할 것도 없다는 듯이 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건 불가능해. 불과 며칠 전에 어머니가 그에게 천만 원을 주면서 장소연에게 선물을 사주라고 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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