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화
“그럴 리가. 너희 어머니가 화병이 났다고 함부로 자살하려고 할 사람은 아니지 않아?”
도범이 쓴웃음을 지었다. 예전에는 나봉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지만 최근 며칠간 함께 지내면서 느낀 바가 있었다. 그녀는 돈을 사랑했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사랑했다.
그런 사람이 화병 때문에 함부로 자살하려고 할 리가 없었다.
박시율 역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여보 어떡하지? 어머니 아버지가 현금 7억 8천만 원을 은행 카드에 입금하려고 커다란 마대 자루에 넣은 채 집을 나섰는데 바로 은행 입구에서 오토바이를 탄 두 소매치기한테 그 돈을 몽땅 도둑맞았대!”
그 말에 도범이 숨을 들이켰다. 무려 7억 8천만 원이나 되는 큰돈을 소매치기당했다니.
다른 일이었다면 나봉희가 화병 때문에 자살하려고 한다는 말을 믿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재물을 목숨처럼 사랑하는 그녀라면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우리한테 모처럼 생긴 큰돈인데. 어머니는 그 돈으로 번듯한 집 한 채 장만하려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어떻게 바로 은행 앞에서 이런 일이…”
박시율도 순식간에 우울해졌다. 그 큰돈을 한 번에 잃어버렸으니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하필 지금처럼 돈이 부족한 시기에 말이다.
“걱정하지 마 시율아, 비록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이 도범의 돈은 아무나 쉽게 빼앗아 갈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도범이 담담한 표정으로 박시율에게 말했다.
말을 마친 그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어서 말했다.
“그런데 나 의문점이 있어. 너희 어머니 아버지는 그 7억이 넘는 현금을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마대 자루에 넣고 지극히 평범한 옷차림으로 외출했겠는데, 소매치기들은 어떻게 마침 그 안에 돈이 있다는 걸 알고 그걸 빼앗아 간 거지? 그것도 차에서 내리자마자 빼앗겼다면서?”
그 말에 박시율 역시 어리둥절했다.
“어라, 당신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이상한 일이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절묘한 것 같은데. 설마 우연이 아닌 건 아니겠지?”
박시율이 섹시한 입술을 살짝 깨물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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