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하지만 도범은 몸을 살짝 틀어 가볍게 상대방의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긴 다리를 들어 올리더니 순식간에 옆차기로 상대방의 가슴팍을 후려쳤다.
“컥!”
남자가 피를 토하며 뒤로 벌렁 나자빠지는가 싶더니 그 자세로 몇 미터는 날아가 바닥에 꽂혀버렸다. 온몸의 뼈가 마디마디 부서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정, 정말 우리가 부른 거 아니야!”
한지운은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그걸 인정하는 건 자신이 소인배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경매장에서 물건을 빼앗겼다고 길 가던 사람 붙잡고 빼앗으려 했다는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이제 한 씨 가문은 제대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될 것이다.
“자기가 한 일을 인정하지도 못하는 게 과연 남자라고 할 수 있나?”
도범이 다시 한번 손을 올려 한지운의 뺨을 내리쳤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욱 힘을 실어 때린 탓에 상대방의 얼굴이 곧바로 울긋불긋하게 부어올랐다.
“너, 너 이 자식 다시 나한테 손찌검하기만 해? 내가 우리 아버지한테 다 이를 거야! 그러면 아버지가 절대 너를 용서하지 않을…”
“철썩!”
“난, 난 한 씨 가문의…”
“철썩!”
한지운이 한 마디씩 변명할 때마다 도범은 그의 뺨을 한 대씩 후려갈겼다. 뺨 때리는 소리가 찰지게 울려 퍼졌다.
“내, 내가 부른 사람들 맞아!”
한지운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이대로 끝까지 인정하지 않다가는 뺨 맞다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내가 사람을 부른 건 그냥 너를 손 봐주고 싶었던 것뿐이야. 지난번 우리 사이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이 두고두고 생각나서 너한테 본때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뿐이라고! 절대 너희들의 야명주를 빼앗을 생각은 없었어!”
“이번 말은 절반 정도는 믿어 주지.”
도범이 싸늘한 표정으로 빨갛게 부어오른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손을 휙휙 내저었다.
“꺼져. 앞으로는 내 앞에 얼굴을 적게 비추는 게 좋을 거야. 네가 사람 노릇도 못하면서 거짓말이나 계속하고 다니면 내가 어떻게 해야 사람답게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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