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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도범의 뒤에 앉아있던 박시율이 도범을 불렀다. “잠깐만, 차 좀 세워봐.” “왜 그래, 자기야.” 박시율의 말을 들은 도범이 차를 세우곤 물었다. “내가 듣기론 장건도 실력이 뛰어나다고 했거든, 그런데 그런 사람이 왜 당신이랑 싸우지 않고 사과를 한 거야? 그리고 하 매니저한테 당신은 성 도련님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잖아, 왜 그런 말을 한 거야? 당신 도대체 무슨 신분을 지닌 거야?” 박시율이 미간을 찌푸리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박시율의 말을 들은 도범이 웃었다. “전에 장건이랑 겨뤄본 적이 있었는데 남자답더라고, 팔씨름에서 져서 손가락 하나 잘라냈어. 자기 실력이 내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안 거지, 그래서 성 도련님도 자연스럽게 나를 무서워하게 된 거고...”  말을 하던 도범이 잠시 머뭇거리다 설명했다. “성 씨 집안의 제1고수도 내 상대가 안 되니까 성 도련님께서도 나를 무서워하게 된 거지, 내 실력이 대단하다는 거 자기도 알잖아.” “팔씨름?” 도범의 말을 들은 박시율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도범이 이런 방법으로 다른 이와 실력을 겨룰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응, 장건이 나한테 져서 나는 자리를 떴는데 정말 자기 손가락을 잘랐더라고. 그래서 오늘 하 매니저를 살려준 거야, 장건 체면을 봐서.” 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당신 정말 대단해!” 박시율이 잘생긴 도범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장건 정말 남자답다, 못난 주인을 만난 게 조금 아쉬워. 성경일은 정말 좋은 사람이 아니야, 예전에는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저번에 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집을 뜯으려고 하는 거 보고 정말 짐승만도 못한 사람이라는 거 알게 됐어.” “이제 자기가 훌륭한 남편을 만났다는 거 알겠지?” 도범이 웃으며 박시율의 입술을 바라봤다. “자기야, 우리 아이 하나 더 낳을까? 5년 전에는 나도 술에 취해서 잘 기억이 안 나, 그냥 자기가 적극적이었다는 것밖에 모르겠어.” 도범의 말을 들은 박시율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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