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화
“여사님 깨워드릴까요? 손녀분 많이 보고 싶어 하셨는데 오랜만에 오신 거 얼굴이라도 보게 해줘야죠.”
송유리는 조미정의 말에 고개를 저어 보였다.
“그냥 자게 두세요. 많이 쉬시는 게 좋죠. 또 올게요.”
“그럼 자주 오세요. 여사님 많이 외로워하세요.”
송유리가 조미정과의 인사를 마치고 나가려 할 때 송혁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 대표님 일은 어떻게 됐어?”
“서둘러야 해. 노인네 얼마 못 버티는 거 알지?”
“그래, 아빠는 너 믿는다. 우리 송씨 집안에 너 같은 애가 있으니까 나도 마음이 놓여.”
“네가 유리보다는 낫지. 그걸 알아봤으니까 그때 유리가 아니라 널 선택한 거잖니.”
병실의 방음벽도 송혁수의 높은 음성을 전부 막아내지는 못했다.
피는 섞이지 않았다지만 몇 년을 부녀로 살아왔는데 친자식 앞에서 자신을 깎아내리는 그의 모습에 송유리는 가슴이 아려왔다.
송유리는 자신을 위로하려고 입을 여는 조미정을 향해 말했다.
“마주치고 싶지 않은 분이니까 내가 여기 있다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네, 걱정하지 마세요.”
송유리가 화장실에 숨자마자 문이 열리더니 송혁수가 들어와서 아까처럼 높은 목소리로 떠들어댔다.
“엄마 지금 어떤 상황이에요? 전처럼 차도가 없어요? 수술 못 하면 얼마 못 버티는 거죠?”
“여사님 주무시고 계세요.”
조미정이 의식적으로 목소리를 낮췄지만 송혁수는 막무가내로 대답만 재촉했다.
“어차피 깨야 하니까 상관없어요. 그래서 상황은 어떻냐고요.”
“그냥... 예전이랑 같아요.”
“잠깐 나가 있어요. 따로 할 말 있으니까.”
“그럼 여사님 너무 자극하진 마세요. 그런 충격 받아들일 상태 못 되세요.”
“그런 건 신경 쓰지 말고 나가라고요.”
조미정이 나가자마자 송혁수는 이화영을 깨우기 시작했다.
“엄마, 일어나봐요.”
화장실에 있던 송유리는 할머니가 걱정됐지만 송혁수와 마주치기는 싫었기에 우선은 참을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기력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혁수... 왔구나.”
날이 갈수록 초췌해져 가는 엄마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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