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운전기사와 함께 주차장에 남게 된 명서원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예전에는 어딜 가시든 절 데리고 다니셨는데.”
기사는 버림받은 조강지처처럼 말하는 명서원을 위로해주었다.
“어차피 오게 될 날이니까 미리 적응해놔요.”
...
휴게실.
차와 디저트를 내오던 직원들 뒤로 유니폼을 잘 차려입은 남직원 하나가 따라오더니 고인성의 연락처와 이름 등 기본적인 정보들을 차트에 적기 시작했다.
전에 출입했던 다른 병원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에 송유리는 이게 재벌들만의 세계구나 하며 놀라고 있었다.
차트를 다 적어갈 때쯤 휴게실의 문이 열리더니 흰 가운을 걸친 젊은 의사하나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스무 살쯤 돼 보이는 의사는 짧은 머리와 진한 미간 덕분에 한층 더 잘생겨 보였고 오뚝한 콧날에 걸린 금색 뿔테안경은 그의 명석함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남자의 얼굴을 본 적이 있었던 송유리는 엄숙하면서도 차분해 보이는 그가 고 씨 집안의 주치의인 주호진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고인성과 송유리를 훑어보던 주호진도 당황한 듯 송유리를 바라보았지만 이내 고인성을 보며 물었다.
“이번엔 왜 3개월이나 일찍 오신 거예요?”
“왜요? 물으면 안 되는 거예요?”
일부러 헛기침을 하며 눈빛까지 보냈건만 눈치 없이 계속 묻는 주호진에 고인성은 결국 참지 못하고 눈을 번뜩였다.
“입 다물어.”
“네.”
그에 바로 입을 다문 주호진은 차트 위에 무언가를 적어 내려갔다.
“특별히 검사하고 싶은 곳 없으면 가장 기본적인 걸로 검진 진행할 테니까 저희 직원 따라가세요.”
“여성분도 같이 하시는 건가요?”
“저는 괜찮...”
“온 김에 같이 해.”
“네?”
갑자기 자신을 보며 묻는 주호진에 송유리는 손까지 저으며 거절했지만 그 거절 의사는 고인성의 말에 묻혀버렸다.
송유리가 병원에 와서 갑자기 검진을 하게 된 이 상황에 당황해할 새도 없이 주호진은 빠르게 차트를 한 장 써주었다.
“안내해드릴 직원은 제가 따로 부를게요.”
“여자로 불러.”
“네.”
고인성이 검사받으러 떠난 지 얼마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