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송유리는 황이진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먼저 말을 꺼냈다.
“이진 언니, 월세는 제가 낼게요. 언니도 이제 막 직장 생활 시작했는데, 혼자 다 감당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동안 너랑 같이 살면서 열흘 넘게 공짜로 지냈잖아. 이제 일도 시작했으니까 당연히 내가 해야지.”
황이진의 단호한 태도에 더는 말릴 수 없었기에 송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급히 침대에서 내려와 세수하고 황이진과 함께 짐을 싸기 시작했다.
원래 살던 집은 아주 작아서 두 사람의 짐도 많지 않았다. 두 개의 캐리어와 몇 개의 가방만으로도 모든 짐이 정리됐다.
새로 이사한 집은 조금 더 외곽에 있었지만 교통이 편리했고 예전처럼 비좁지도 않았다.
방들은 크지 않았지만 아늑하고 깔끔했다. 게다가 작은 발코니도 있어 공간이 한층 더 넓어 보였다.
황이진은 짐을 정리하다 말고 텔레비전을 켜더니 볼륨을 한껏 올리며 말했다.
“이제 우리도 텔레비전 있는 집에 사니까, 제대로 즐겨야지. 소리도 좀 크게 틀어놓고!”
텔레비전 소리가 집 안 곳곳을 채웠다. 그 배경음에 맞춰 둘은 더욱 신나게 짐을 정리했다.
송유리는 방을 정리하다 거실을 지나가다가, 텔레비전 화면에 시선이 멈췄다.
화면 상단에는 ‘재방송’이라는 글자가 떠 있었고, 화면에는 화려한 시상식의 레드카펫이 비쳤다.
별처럼 반짝이는 스타들이 줄지어 걸어 나왔고 그중에는 송유리가 좋아하는 배우들도 많았다.
그녀는 잠시 짐 정리를 잊고 화면에 푹 빠졌다.
그러던 중 김이나가 등장하자, 그녀의 얼굴이 서서히 창백해졌다.
김이나는 요즘 연예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대세’ 배우였다. 특히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주연을 맡으며 단숨에 톱스타로 떠올랐다.
김이나가 송씨 가문으로 돌아온 날, 송유리는 누구보다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했다.
이렇게 귀엽고 상냥한 아이라면 좋은 자매로 지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부풀어있었지만 그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다.
김이나는 송유리와 단둘이 남자마자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송유리, 난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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