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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By: Webfic

제 2932화

“제일 화났을 때가 언제였는지 알아? 혜민서에 바쁜 일도 많은데 없는 시간, 있는 시간 다 쪼개서 아침 일찍 삼대 거두 진맥하러 별장으로 갔어. 진맥을 마치고 서둘러 혜민서로 돌아가면 맞을 거 같아서. 그런데 하나같이 만취해서 능운각 마구간에 막 드러누워 있는데, 전신은 이슬에 다 젖어 있었고, 심지어는 안풍 친왕이랑 그 검은 옷 입은 사람들까지 다 그 꼴이었다니까. 그 순간 정말 폭발해서 순간 자제력을 잃고 태상황의 귀를 잡아당겨서 정신이 들게 했는데 그 뒤로 삼대 거두가 내 앞에서는 꼼짝을 못해. 안풍 친왕도 평남왕이랑 놀러 나가서 특히나 조심하고 있는 거야.” 원경릉은 이 말을 듣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돼지우리처럼 난장판 같은 노후라니. 말 기키우고 채소랑 꽃을 키우면서 왜 그러지?’ “희상궁은 단속 못 해요?” 원경릉이 물었다. “희상궁이 주 재상은 단속할 수 있지만 소요공이랑 태상황을 어디 다룰 수나 있겠어? 씨알도 안 먹히고 오히려 맨날 속기나 하겠지. 이전에 별장에 살 때를 생각해 보면 그때가 그래도 나은 것 같아.” 할머니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원경릉이 듣고 방긋 웃었다. 이전에 황실 별장에 있을 때는 한 번씩 다녀가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삼대 거두의 나쁜 습관들이 안 들켰을 뿐이지, 지금은 숙왕부에 살아서 할머니가 언제든 갈 수 있었고 혜민서와의 거리도 짧으니 결점이 바로 눈에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대로 좋았다. 할머니가 진압하고 있으니 삼대 거두가 감히 설치지 못하니깐 말이다. 원경릉은 아무 말 없이 할머니의 팔을 잡고 돌아가 가족들과 같이 수다를 떨며 새벽이 돼서야 각자 잠자리에 들었다. 우문호는 종일 흥분해서 방에 목록을 죽 늘어놓고 처가 식구들을 데리고 어디 가서 놀고 뭘 먹으러 갈지 생각 뿐이였다. “어머, 아직도 계획을 짜고 있구나!” 원경릉이 슬쩍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응, 탕 대인에게 물어봤지. 어디가 놀기 좋고, 맛있는 데인지. 어렵게 오신 건데 반드시 다 즐기셔야 해.” 우문호는 진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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