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31화
그런데 저녁을 먹은 뒤로 할머니가 몰래 담배 한 갑을 원경릉에게 주며 말했다. “가져가시라고 해. 종일 화가 나 있으시면 안 되니까. 정말 하는 행동은 아직 어린애 같다니까.”
원경릉은 예상외에 반응에 살짝 놀라했다. “태상황 폐하 못 피우시게 하셨던거 아니세요?”
“이걸 안 피워도 담뱃대를 피울 테니까. 수십 년간 인이 배겼으니 어디 정말 끊을 수가 있겠어? 줄이기만 해도 잘하는 거지.” 할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니 상당한 노력을 거쳐 비로소 얻은 결론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몰래 숨어서 피우고, 숨겨뒀다가 피우고 하는 게 더 나쁘다.
원경릉이 방긋 웃으며, “저도 전에 금연하셨으면 했는데, 잠깐 끊었다가 또 피우고 정말 답이 없더라니까요.”
할머니가 한숨을 쉬며, “됐어, 하고 싶은 대로 하시라고 해. 하지만 꼭 얘기해야 한다. 한 갑으로 열흘은 버텨야 하고 하루에 2대만 피울 수 있고. 더는 안 된다고 말이야. 절대로 내가 허락했다고 하면 안 돼. 이 사람은 조금만 잘해주면 기어오르는 스타일이니 앞으로 안하무인이 될 거야.”
“알겠어요!” 원경릉이 담배를 들고 알았다고 하는데 뜻밖에 자신이 태상황이라도 된 듯 기뻤다. 특히 태상황이 담배를 뺏겨서 분통 터져 하는 얼굴을 떠올리니 답답하면서도 웃겼다.
삼대 거두가 얘기를 나누고 돌아갈 때 원경릉이 배웅하며 몰래 태상황의 주머니에 담배를 찔러넣으며, “할머니 못 보시게 하세요. 나중에 할머니께서 눈에 불을 켜고 관리하시면 피우고 싶어도 못 피워요. 들키면 할머니께서 저한테까지 화내실 거예요.”
태상황은 손끝의 느낌으로 뭔지 바로 눈치채고 기뻐하며 얼른 감췄다. “걱정하지 마, 과인은 절대 널 배신하지 않을 테니까.”
“이건 열흘 치니까 아끼셔야 해요. 열흘 지나면 한 갑 더 챙겨드려 볼게요.” 원경릉이 말했다.
‘옳거니, 좋다, 얼씨구!’ 태상황은 기쁜 나머지 흐뭇한 눈으로 원경릉을 바라보며, ‘역시 얘는 내 호의를 배신하지 않는다니까.’ 그리고 약속하듯이 말했다. “걱정 마, 반드시 주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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