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6화
손왕은 천천히 방으로 들어가면서 중얼거렸다.
“다섯째는 아마 기분이 썩 좋지 않겠군요. 그는 황자(皇子)들 중에서 회왕(懷王)과 사이가 제일 좋으니까요.”
우문호는 저녁 무렵 회왕부에 들렀다가 돌아온 뒤, 저녁밥도 먹지 않고 서재에만 틀어박혀있었다.
원경릉은 오후에 손왕과 함께 식사를 했다. 그와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지금까지도 배가 불렀다. 그녀는 삼시 세끼를 옛날 사람들이 먹던 대로 먹으니 질려서 MSG가 그리워졌다.
우문호가 서재에 박혀 나오지 않는 틈을 타서 그녀는 약 상자를 꺼내 안에 있는 약들을 정리했다.
내성 결핵 마이신, 리팸핀, 에탐부톨, 피라진아마이드는 약 상자 안에 새로 생긴 약들이다. 그녀는 이 약들을 보고 고민에 빠졌다.
초기 폐결핵은 치료 기간이 3개월 내지 반년이다. 하지만 회왕이 언제 병에 걸린지 모를뿐더러 결핵균이 다른 곳으로 전염이 됐는지도 의문이었다. 약상자 안의 약은 10일 동안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일단 항생제 치료가 시작되면 내성 때문에 중도에 약을 끊거나 멈출 수 없다. 만약 이 기간에 복용을 한 번이라도 놓친다면 내성이 생겨 완치될 가능성이 적었다.
그녀는 약 상자 안의 폐결핵 항생제가 계속해서 생겨날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약 상자의 약품들은 원경릉의 통제 밖이었기에 만약 약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다면 회왕을 치료하는데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회왕이 폐결핵 합병증에 걸렸을 가능성이다.
사실 회왕이 병에 걸린 것과 원경릉은 전혀 관련이 없다. 그냥 자연의 섭리에 따라 그는 죽음을 맞이하면 될 것이고, 원경릉은 회왕의 장례에 가서 부조금을 내고 향을 피우고, 눈물 몇 방울 흘리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회왕의 치료에 개입한 상태에서 그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죽게 된다면……
이는 황실의 일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서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없다. 만약 치료 도중에 회왕이 죽는다면 원경릉도 회왕의 무덤에 산채로 같이 묻힐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생각을 하자 원경릉은 태상황을 치료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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