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9화
원경릉, 기왕비와 주명취가 한 자리에.
주명취는 기왕비의 말을 듣고, 속으로 기분이 상했지만, 혜정후가 저지른 일도 있고 해서 원경릉 앞에서 말하기가 좀 껄끄럽다.
주명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원경릉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전부터 서로 미워해서 지금은 가식 떨 필요도 없는 사이지만, 제왕이 오겠다고 하니 주명취도 문병을 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제왕이 멍청하다고 하지.
오히려 기왕비는 상당히 다정해서, “아바마마께서 궁중 요리사 두 명을 보내주셨다면서요, 오늘 우리 같이 밥 먹는게 어때요? 우리 동서들끼리 같이 앉아 얘기한 지도 오래됐고요.”
원경릉은 고개를 끄덕이며, “좋아요!”
원래 셋은 딱히 나눌 얘기도 없지만, 기왕비가 자연스럽게 진행해 나가고 있어 분위기를 싸늘하게 할 수 없으니 계속 원경릉이 장단을 맞춰 주길 유도했고, 이런 저런 화제를 얘기하다가 태상황의 병수발을 든 얘기까지 나오게 되었다.
“”태상황 폐하는 뭘 좋아하세요? 건곤전에서 병수발 들 때 태상황 폐하는 시중들기 어려웠어요?”
원경릉은 이 때는 경각심이 들어서 웃으며, “ 전 그저 태상황 폐하께서 약 드시는 거 시중 든게 전부여서 나머지는 거의 제가 한 게 없어요. 그리고 평소에 태상황 폐하도 저랑 거의 말씀하시는 일이 없으셔서 시중들기 어렵고 할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요? 제가 듣기론 태상황 폐하께서 초왕비에게 어화원 산책도 같이 하자고 하셨다고 하던데.” 기왕비가 웃으며 말했다.
“네, 그런 일이 있었죠.” 원경릉이 답하며, 태상황을 모시고 한 바퀴 돌았을 뿐인데, 사람들의 이목을 이렇게 끌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 정말.
손왕 이 놈 자식은 왜 아직 안 오는데?
“그 말은 태상황 폐하께서 각별히 신뢰하신다는 뜻이죠, 태상황께서 오래동안 어화원을 가신 일이 없는데 이번에 같이 가자고 하셨잖아요. 그리고 초왕비가 폐하를 부축해 드렸다면서요?” 기왕비가 열정적으로 물었다.
원경릉은 웃느라 얼굴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며, “그날 태상황 폐하 기분이 특히 좋으셨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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