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장 갈 곳이 없어
성시연은 은서 아줌마가 그녀를 발견할 때까지 오랫동안 문 앞에 서 있었다.
“아가씨, 왜 여기서 있어요?”
성시연는 당황하며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병원에 일이 생겼는데 오늘 밤 당직서야 해서 안 돌아온다고 찬우 씨에게 전해줘요. 저 먼저 갈게요.”
은서 아줌마가 말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이미 돌아서서 가버렸다.
병원에 돌아오니 동료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성 선생님, 퇴근한 거 아니었어요? 왜요? 공짜로 야근을 하려는 거예요? 너무 열심히 일하는 거 아니에요?”
성시는 당연히 자신이 돌아갈 집이 없다고 말할 수 없었다.
“어떤 환자가 늦게 온다고 해서요... 기다려볼게요.”
시간이 늦어질수록 왜 퇴근을 안 하느냐는 문의가 점점 많아졌고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오늘은 바늘방석에 앉은 듯했다.
집에 갈 수도 없고 병원에 있는 것도 어색해서 그녀는 아예 차를 몰고 이연아를 찾아갔는데 다행히 이런 절친이 있어서 의지할 곳이 없지는 않았다.
이연아의 작업실은 최근에 주문을 많이 받아서 늦게까지 야근을 해야 하는데 작업실에 있는 직원 서너 명이 허리를 곧게 펴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연아가 이렇게 힘들게 일하는 것을 본 성시연은 자기 일로 그녀를 귀찮게 할 수 없어 조용히 앉아서 작업실에 놓여 있는 그 정교한 목조 조각들을 보고만 있었다.
이연아는 물을 마시는 틈을 타 성시연에게 말했다.
“어떤 자식이 주문했는지 모르겠어. 양도 많은데 하필이면 가장 까다로운 유형이야. 돈을 버느냐는 둘째치고 너무 지쳐. 내 작업실이 항상 정직한 걸 고집하지 않았다면 정말 생산 설비를 이용하고 싶어. 내 두 손 좀 봐. 곧 못 쓸 것 같아!”
성시연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계약할 때 얼굴을 못 봤어?”
이연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놈은 신분을 몰라. 비서가 와서 계약했는데 가격이 모든 목조류 중에서 가장 비싸고 조각하기 가장 어려워. 내 작업실에서 최근 3개월 동안 그 자식 주문 외에 다른 것은 할 필요가 없어.”
성시연이 위로하며 말했다.
“괜찮아.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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