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침대를 덥혀줄 사람이 필요해

잔뜩 긴장되었던 성시연의 마음이 순간 움찔했다. 그녀는 강찬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대담하고 진지하게 그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그녀가 강씨 집안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보호할 수 있었다... 그녀의 시선을 의식한 강찬우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시큰둥한 말투로 물었다. “왜 나를 그렇게 쳐다봐? 설마 정말 내 여자친구가 되고 싶은 건 아니겠지? 내 여자친구가 되려면 의무를 다해야 해...” 성시연는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대답했다. “아무튼... 오늘 고마웠어요. 아니면... 제가 밥 사줄까요?” 강찬우는 불쾌하듯 말했다. “내가 밥 한 끼 못 얻어 먹을까 봐? 얼마 안 되는 월급은 그냥 넣어둬. 정말 고마우면 침대 덥혀줄 사람이 필요해.” 성시연은 순간 말문이 막힌 채 그가 농담을 하는 줄 알고 잠자코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그녀가 그의 어린 시절 행복한 가문을 갈라놓았는데 그는 여전히 그녀를 이렇게 대하니. 평소에 아무리 나쁜 태도를 보이더라도 그녀는 조금의 원망도 품지 못할 것이다. 강씨 가문 저택으로 돌아와 성시연이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닦고 있을 때 갑자기 휴대폰에 문자 알람이 들려왔다. 휴대폰을 켠 그녀는 문자가 강찬우가 보낸 것이라는 걸 발견했다. [이리 와.] 그녀는 가슴이 떨렸다. 한밤중에 외로운 남녀가 한 방에 있으면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하물며... 이 시간에 그녀를 불렀다면 무슨 일이 있겠는가? 게다가 오늘 일로 그녀의 마음이 많이 변했다. 그녀는 그에 대한 감정이 다시 살아날까 봐 걱정하며 답장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내일 얘기해요. 전 이미 자려고 누웠어요.] 문자를 보내고 난 그녀는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보며 마음속의 잔물결이 오랫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갑자기 방문이 열리더니 강찬우가 들어오는 것을 본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핸드폰을 한쪽에 두었다. “저기... 나 자려던 참인데 무슨 일 있어요?” 그는 서류를 던져주며 말했다. “한 번 봐.” 말을 마친 그는 조금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