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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장 일찌감치 꿰뚫어 보았다

김민기가 위로했다. “거의 다 됐어. 재촉하지 마, 이런 일로 재촉하면 뭐 해?” 여자의 태도는 여전히 강했다. “당신이 계속 이러면 내가 직접 나서는 수밖에 없어. 내가 보기에 당신은 걔를 더 아껴. 당신 내키지 않는 거잖아.” 부부 싸움이라 생각한 성시연은 재미가 없어서 가버렸다. 그녀는 김민기의 가정에 대해 아무런 호감이 없었다. 이것은 그녀와 어머니가 버림받으며 생긴 것인데 그녀는 질투하지는 않지만 혐오한다. 저녁에 퇴근해 주차장으로 간 성시연은 하수현을 만났다. 그녀의 차를 본 그는 한눈에 강찬우의 ‘소장품' 중 하나임을 알아챘다. “왜 그렇게 힘들게 버스로 출퇴근했는지 궁금했어. 진작에 이렇게 하면 얼마나 좋아?” 성시연은 입을 삐죽거렸다. “먼저 가세요. 제가 운전 기술이 나빠서 하수현 씨 차를 긁어 버릴까 봐 그래요. 전 어떤 차도 배상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요.” 하수현이 운전하는 차도 싸지 않았는데 의사가 운전할 수 있는 차가 아니었지만 성시연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강찬우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니 다 부잣집 자제일 것이다. 하수현은 그녀가 농담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차에 올라 천천히 밖으로 옮겼는데, 성시연은 그가 조급해하지 않는 줄 알고 먼저 나가려 했다. 결국 두 차의 앞부분이 부딪치며 그녀가 가장 걱정하던 일이 발생했다. 그녀는 식은땀까지 흘리며 앞 유리를 사이 두고 하수현과 멍하니 서로를 바라볼 뿐 아무도 차에서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하수현이 뒤로 물러서며 입을 열었다. “여기사님이 먼저 가. 정말 무서워서 그래.” 성시연은 창문을 내리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누가 그렇게 천천히 운전하래요? 안 급한 줄 알았어요. 속도를 보아하니 내가 먼저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시동을 걸었는데 또 갑자기 속도를 낼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하수현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내 잘못이니 빨리 가...” 강씨 저택으로 돌아온 성시연은 차에서 내려 차의 상태를 살폈다. 램프 옆의 페인트가 동전 크기만큼 벗겨졌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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