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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 그의 침대에 누운 게 아니야

성시연은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나랑 강찬우가 수영장 옆에 있는 걸 봤을 뿐만 아니라 키스하는 것도 보았겠지?’ ‘남매?’ 그녀는 이 호칭이 우스웠다. 법적으로나 명목상으로나 강찬우와 단 한 번도 남매가 아니었으니 말이다. 성시연의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강준석과 법적인 부부가 되지 못했다. 성시연은 김민기가 자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닌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언젠가 이렇게 이 무정한 남자 때문에 고민하게 될 줄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김민기의 두 번째 번호를 차단하고 난 성시연은 휴대폰을 옆에 놓고 마음 편히 목욕을 즐겼다. 욕조에 앉아 있자 그녀는 갑자기 피곤이 밀려와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흐리멍덩한 가운데 그녀는 파티에서 서우빈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꿈을 꾸었고, 꿈속에서 강찬우의 품을 벗어나지 못해 숨이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질식감은 갈수록 강해졌다. 갑자기 그녀는 욕조 안에서 떠오르는 느낌이 들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앞의 강찬우를 바라보다가 몇 초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목욕 수건을 잡아당겨 몸을 감쌌다. “찬우 씨... 어떻게 들어왔어요?” “내가 들어오지 않았으면 처음으로 목욕하다가 잠들어 익사한 사람이 됐을 거야.” 성시연는 어색했다. 아까 꿈에서 느꼈던 질식감이 그녀가 잠들어서 물에 잠겼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에 어이없었다. 물에 빠졌는데 깨지 않았다니. 하지만 아마 곧 일어났을 것이다. 강찬우는 오래 머물지 않고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흘겨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다음 날 서씨 가문 파티에서 일어난 일은 언론에 크게 알려졌는데 내용이 조금 과장된 것 외에는 거의 다 맞았다. 서우빈은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고, 서씨 가족은 인터뷰 도중 특별히 성시연에게 감사를 표하여 성시연도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지난번에 그녀는 진현수와 함께 있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화제가 됐었는데 이번 일로 만회할 수 있게 되었다. 사고 당시 성시연도 현장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연아는 더는 앉아 있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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