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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 남자의 승리욕

성시연은 사레에 걸려 기침을 하기 시작했는데 차갑고 날카로운 그의 눈빛을 보는 순간 농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분명히 서유찬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녀의 움직임을 알아차릴 줄은 몰랐다. 그녀와 진현수가 여기서 만난 걸 발견하고는 갑자기 그녀의 간통 현장을 잡은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참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상한 느낌이었다. 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강찬우는 갑자기 머리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에 맹렬하게 키스를 했다. 손에 든 와인 잔은 발밑의 잔디에 버려둔 채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고정하고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이렇게 되면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몸에 밀착할 수밖에 없다. 그녀는 이때 다른 사람의 눈에 두 사람이 얼마나 다정하고 뜨겁게 보일지 몰랐고 이 순간 강찬우의 눈에는 조금의 감정도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그의 싸늘한 두 눈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진현수와 눈을 마주치며 승자인 듯 도발적인 눈빛을 보냈다. 진현수는 표정이 굳어지더니 잠시 후 자리를 떴다. 강찬우는 그제야 몸부림을 치려던 성시연을 놓아주었다. 전에 그녀가 진현수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던 불쾌함은 조금 전에 이미 모두 사라졌다. 남자의 승리욕, 특히 여자를 건 승리욕을 과소평가할 수 없는 순간이었다. 성시연은 그가 술을 마셔서 그런 줄로만 알았지 키스에 담긴 또 다른 뜻을 미처 알지 못했다. 내키지 않은 마음을 안고 서유찬과 함께 실내로 돌아왔지만 그는 서유찬과 함께 한 무리의 남자들 속에서 비즈니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성시연은 옆에서 알아들을 수도 없었고 별로 들을 마음도 없었다. 지루하게 느껴질 때, 그녀는한 껏 차려입은 사람들의 옷차림에 비해 강찬우가 입고 있는 셔츠가 유독 눈에 띄게 희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제야 자신이 그의 외투를 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순간 그녀는 이 외투가 눈에 거슬려 온몸이 불편했다. 그녀는 옷을 벗어서 강찬우에게 돌려주려 했지만 움직이자마자 서유찬과 담소를 나누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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