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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평생을 갚아도 다 갚지 못할 거야

성시연은 깜짝 놀란 얼굴로 강찬우를 쳐다봤고 어둡게 가라앉은 그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재빨리 시선을 피했다. “난... 오빠가 해외로 떠났을 때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오빠와 강씨 가문에 빚진 게 많은데 언제까지 계속 빚진 상태로 있을 수는 없잖아요. 아직은 조금 부족하지만 앞으로 매달 오빠한테 돈을 보낼게요. 저번달에 송금했는데 받았어요?” 성시연은 일부러 가벼운 화제를 꺼냈지만 강찬우의 얼굴은 차갑게 굳었다. “누가 너한테 돈 달라고 했어? 네가 나한테 빚진 걸 돈으로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성시연은 궁지에 몰린 쥐처럼 쭈뼛거리며 손가락으로 옷자락을 매만지더니 고개를 떨구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나도 알고 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에요.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말만 해요. 빚을 다 갚았다고 오빠가 여길 때까지 최대한 노력할게요.” 강찬우는 화가 난 것인지 아니면 성시연의 말이 우스운 것인지 코웃음을 쳤다. “하! 다 갚았다고 여길 때까지? 넌 평생을 갚아도 다 갚지 못할 거야. 유일하게 네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그건 침대뿐이야.” 강찬우의 직설적인 말에 성시연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무슨 대꾸를 해야 할지 몰랐다. 비록 강찬우의 말은 일리가 있었지만 아무리 일리가 있는 말일지라도 성시연은 거북하고 난감했다. 성시연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가 없어 황급히 몸을 돌렸다. “난 이만 자러 갈게요. 오빠도 일찍 쉬어...” 성시연이 방문을 열자마자 갑자기 머리 위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왔다.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성시연은 강찬우에게 이끌려 뒤로 물러섰고 그 순간, 화분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산산조각 났다. 접난이 심어진 화분은 처마 위에 꽤 높은 곳에 장식으로 걸어놓은 것인데 오늘 밤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추락한 것 같았다. 성시연은 뒤늦게 두려움이 몰려왔다. 만약 방금 그대로 걸어나갔다면 머리 위로 화분이 떨어졌을 것이고 어쩌면 목숨을 잃었을 지도 모른다. 잠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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