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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지금처럼 그가 보고 싶었던 적이 없다

이날 성시연은 밤새도록 악몽에 시달리며 평안하지 못한 밤을 보냈고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구체적인 꿈의 내용은 떠오르지 않았지만 불안과 공포감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꿈속에서 성시연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것 같았다. 어느새 밖은 날이 밝아 따스한 햇빛이 비쳤다. 침대에서 벗어난 성시연은 평소와 다름없이 마당에 있는 꽃과 화분들을 살펴본 후, 가게로 가서 과일과 생화를 사들고 어머니의 묘지로 향했다. 이곳에 돌아온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동안 이유 모를 거부감으로 인해 성시연은 오늘에야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왔다. 어쩌면 거부감이 아니라 두려움이었을 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오게 되면 성시연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전부 떠나가고 혼자 남겨졌다는 사실을 철저히 실감하게 될 것만 같았다. 어머니의 무덤 주위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었고 이름 모를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다. 이런 평온함이 부서지게 될까 두려운 듯이 이따금 서늘한 바람이 소리 없이 부드럽게 스쳐 지나갔다. 묘비에 붙은 어머니의 흑백사진에 뽀얀 먼지가 쌓여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다. 이내 성시연은 옷소매로 사진에 쌓인 먼지를 꼼꼼히 닦아냈고 드디어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어머니의 얼굴이 명확하게 보였다. 성시연도 사진 속 미소 짓고 있는 어머니를 따라 입꼬리를 올렸다. “엄마, 나 왔어.” 묘비 왼쪽 아래에는 묘주와 관계가 있는 사람의 이름이 작은 글씨로 몇 줄 적혀 있었는데 그중에는 성시연과 강준석의 이름도 있었다. ‘딸, 성시연’ ‘친우, 강준석.’ 친우라는 단어를 바라보며 성시연은 강준석과 어머니가 그저 평범한 친구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두 사람이 단지 평범한 친구였다면 성시연과 강찬우도 아름다운 만남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고 설사 강찬우과 어떤 결실을 맺지 못할지라도 밝은 곳에 서서 당당하게 그를 향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때 갑자기 성시연의 등 뒤로 발걸음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등 뒤를 확인한 성시연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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