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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장

“됐어!” 양정우는 들뜬 얼굴로 확신의 주먹을 쥐었다. “아싸, 드디어 이 거지같은 곳을 벗어날 수 있겠군!” 하서인은 기지개를 켜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지경은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 “뭐야, 처음 여기 왔을 땐 이런 집 마련하는 게 평생의 소원이라고 했잖아.” “그건 일단 삶을 즐기는 전제가 깔려 있어야 하는 거지. 매일 이런 방에 갇혀있으면 미칠지도 몰라.” 하서인은 당당하게 말했다. 강효수는 안경을 벗으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다들 고생했어. 오늘은 나가서 실컷 스트레스 풀자. 내가 쏠게.” “정말? 나 아직 제대로된 프랑스 음식 먹어본 적이 없단 말이야.” 하서인은 배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동안 먹은 라면이나 즉석 음식만 생각하면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 인젠 드디어 포식할 기회가 온 것이다. “가자!” 강효수는 망설임없이 대답했다. 룸메이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강효수는 해정시에서 제일 인기 많은 프랑스 레스토랑으로 갔다. 가격대가 꽤 높은 레스토랑이라 평소엔 한산한 편이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종업원은 룸 하나만 남았다고 안내했다. “그럼 안내해주세요.” 강효수와 일행은 종업원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양정우는 고급스러운 내부를 둘러보며 감탄했다.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룸 하나만 남았다니.” “고급 레스토랑은 다 그런가봐. 난 이 나이 되도록 프랑스 요리는 못 먹어봤어.” 하서인이 거들었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조금만 더 늦었다면 못 먹었을지도 몰라.” 양정우는 말을 뱉자마자 후회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누군가가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 “이게 누구신가? 내 동생 아니야?” 강효수는 시선을 돌렸다. 강유한이었다. 강효수 큰아버지의 아들이자 강효수의 사촌 형이다. 강효수가 부모님에게서 듣기론, 강유한은 큰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기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다. “형.” 강효수는 덤덤히 인사를 건넸다. 강효수와 강유한은 서먹서먹했다. 친척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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