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장
진가영은 미소를 지었다.
“제 친구예요. 친한 친구.”
그녀가 친한 친구라는 말을 강조하자 남자가 미간을 찌푸렸다.
“친한 친구요?”
“저랑 데이트하러 와놓고, 남자인 친구를… 데려와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위아래로 나를 훑어봤다.
나는 그 두 눈에 담긴 무시와 경멸을 포착해 해명하려던 말을 삼켰다.
진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안 돼요? 제 친구더러 당신이 괜찮은 사람인지 봐달라고 하려고요.”
진가영의 말을 들으니 두 사람은 이번이 첫 만남은 아닌 듯했다.
남자는 냉소를 흘렸다.
“그래요.”
“가영 씨, 전 당신에게 제 마음을 보여줄 거예요.”
턱을 치켜든 그의 두 눈에는 오만이 가득했다.
“자기소개 안 합니까?”
그는 나를 향해 턱짓했다.
나는 원래도 남자보다 키가 큰 탓에 나를 향해 턱을 들어 돌려도 안하무인의 오만함을 보여주기는커녕 오히려 나보다 낮에 고개를 들 수밖에 없어 보였다.
남자도 그 동작의 문제점을 알아차린 듯 불쾌하게 턱을 집어넣은 뒤 뒤로 물러서 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그런 질문을 한 사람이면 먼저 자기소개를 해야 예의 있어 보이지 않겠어요?”
나는 눈썹을 들썩이며 반문했다.
남자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가영 씨, 친구분이 좀 허세가 있으시네.”
“무슨 양아치 같은 사람은 아니죠?”
그의 말에 나와 진가영은 무표정하게 그를 쳐다봤다.
남자는 자신의 말이 과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렇다고 사과는 하고 싶지 않아 화제를 돌렸다.
“전 이경욱입니다. 이제 당신 소개 좀 하죠?”
“강효수입니다.”
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경욱은 그에 혀를 '쯧' 하고 찼다.
“이름 참 평범하네! 딱 당신 같네요.”
진가영은 그 말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경욱 씨, 그런 말만 할 거면 하지 마세요.”
“제가 무슨 말을 했다고 그래요? 사실이잖아요.”
이경욱은 아무것도 모른 척 시치미를 떼면서도 두 눈에는 악의가 가득했다.
“악기 가게에서 만나자고 한 거 보니 이쪽으로 뭐 대단한 조예라도 있나 봅니다?”
“아니, 당신….”
진가영은 해명하려 했지만 나는 웃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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