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장
나는 휴대폰을 들여다보았다.
박희진이었다.
“여보세요. 네. 희진 선배. 오후 2시에 만나는 건 어때요? 네, 네, 제가 사람을 데리고 찾아갈게요.”
전화가 끊기자 엄마와 아빠는 모두 두 눈을 부릅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염아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효수야. 그 선배라는 사람이 설마 네 여자친구야?”
엄마는 잔뜩 흥분한 말투로 물었다.
엄마는 내가 임선아와의 일을 겪으면서 행여 트라우마가 생겨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 내 곁에 제대로 된 가정에서 자란 여자가 나타난 것을 보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자 염아연이 뭐라고 중얼거렸다.
“효수보다 세 살 많아요. 늙은 여자예요.”
그녀는 박희진의 기본 정보를 전문적으로 조사했는데 박희진이 중산층 가문의 여자라는 것을 알고 그녀를 매우 경멸했다.
염아연이 중간에 끼어들자, 어머니는 한껏 기분 나빠했다.
“아연아, 네가 아직 어려서 그래. 연인 사이에 나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 여자가 세 살 많으면 뭐 어때?”
우리 어머니는 손을 내저으며 다시 열정적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효수야, 빨리 말해봐. 그 여자아이랑 무슨 사이야?”
나는 기침을 두 번 지었다. 그저 부모님께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었다.
“어머니, 그저 오늘에 막 알게된 선배일 뿐이에요. 희진 선배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싶어하는데, 그녀의 미래를 좋게 봐서 600억 원을 투자하려고요.”
나는 담담히 입을 열었다. 마치 억 단위의 금액이 아니라 그냥 동전 몇 개를 던지듯 말했다.
“600억?”
염아연의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녀에게로 향했다.
그러자 염아연은 입술을 오므렸다.
“효수야. 이런데도 네가 그 선배한테 마음이 있는 게 아니라고 시치미를 뗄거야? 600억 원이 적은 돈도 아니고. 그 돈이면 건물 몇 채를 살 수 있겠어.”
우리 부모님들도 내 말을 잘 믿지 않았다.
“효수야. 내 기억으로는 내가 너한테 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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