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장
지경의 얼굴은 분노 때문인지, 술을 많이 마신 탓인지 한없이 붉게 달아올랐다.
펑.
순간, 테이블이 한 번 떨려오기 시작했다.
지경은 이를 갈며 말했다.
“만약 나한테 배상금을 물어달라고 하면 난 평생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빚을 갚게 된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어. 하지만 그 사람들은 여진이한테도 책임을 강요하려고 해. 그 짐승들은 매일 여진이한테 매달리고, 나를 구치소에 보내겠다고 위협하고, 학교에서 퇴학시키겠다고 했어… 이런 괴롭힘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이 도시를 떠나 다른 곳에서 사는 게 나을지도 몰라.”
지경이 빈정거리며 피식 웃자 정여진은 눈시울을 붉혔다.
“여진아, 전에는 괜찮다고 했잖아?”
오사라는 정여진을 꼭 안아주었다.
“괜찮아. 두려워할 필요 없어. 너희들은 정당방위야. 그들이 아무리 법원에 고소하더라도 기껏해야 위자료와 병원비를 배상할 뿐이야.”
오사라가 말했다.
“정 변호사가 필요하다면 내가 우리 학과 교수님께 도움을 한 번 청해볼게.”
“소용없어.”
정여진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그놈이 무슨 수를 썼는지 내가 샤워하는 걸 몰래 찍고 말았어. 그래서 그의 가족들이 그 사진으로 나를 위협하고 있어. 만약 내가 그를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면 그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해서 나를 패가망신시키겠다고…”
순간, 지경의 눈에는 분노와 원한이 스쳐지나갔다.
“저 짐승같은 놈이?”
오사라는 두 눈을 부릅떴다. 그녀도 막 이 일을 알게 된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는 그저 입술만 오물거리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말에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전생에 지경은 해변에서 콩팥을 갈취당해 참사를 당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장기매매단의 표적이 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설마 정여진이랑 도망가던 길에 그들을 만나게 된 건 아니겠지?’
잠시 후, 정여진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푹 쉬었다. 단서가 너무 적어서 완전한 줄거리를 도출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진실은 언제든지 밝혀질 것이다.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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