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장
오은이는 숨을 참았다.
이 바닥이 더럽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예닐곱은 되는 남자들 곁에 여자 두셋씩 앉아 있고 방 안 가득한 술 냄새와 담배 냄새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토기가 치밀었다.
“은이라고?”
조겸은 눈을 가늘게 떴다.
“내 옆에 앉아.”
그는 자신의 곁을 두드렸고 그 자리에 있던 여자는 눈치껏 일어났다.
오은이는 가고 싶지 않았다.
“선배, 전 이만 가볼게요… 내일도 촬영이 있어서 밤을 새면 안 돼서요.”
하지만 그녀는 갈 수가 없었다.
여수빈은 아예 그녀를 조겸의 옆으로 밀었다.
“오빠, 우리 은이 씨가 나랑 같이 일 욕심이 많아서요. 퇴근하고도 쉴 줄을 모르시네요. 아직도 촬영 생각이네요.”
여수빈의 의미심장한 말에 조겸은 알겠다는 듯 대답했다.
“드라마 몇 편 말하는 거야? 내 손에 괜찮은 작품 몇 개 있는데 어느 작품이든 말만 해, 내가 준비해 줄게.”
그렇게 말하며 그는 오은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다 하고 싶다고 해도 줄 수 있지.”
여수빈은 질투심이 불타올랐지만 오은이를 설득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 은이 씨, 오빠가 얼마나 대단한데.”
“우리 바닥에 들어온 사람들 다 뜰려고 들어온 거잖아? 쉬운 길이 있는데 왜 돌아가려고 해?”
“우리 가끔 싸울 때가 있긴 해도 좋은 일 있으니까 바로 불러주잖아!”
오은이는 굳은 얼굴로 조겸의 손을 피하며 차갑게 여수빈을 노려봤다.
방심했다.
여자가 많이 모여서 그녀는 그저 여자들끼리 모임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접대 자리일 줄은 몰랐다.
그리고 여수빈은 자신을 조겸에게 선물로 상납하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버무린다고 내가 넘어갈 줄 아나 보지?
자신은 바보가 아녔다!
어쩌면 오은이의 눈빛이 너무 살벌했던 탓일까, 여수빈은 뜨끔한 듯 잠시 움츠러들었다.
“은이야, 자자, 한잔하자.”
조겸은 여자들끼리의 눈치 싸움은 신경 쓰지 않은 채 그녀의 허리를 억지로 붙잡았다.
그대로 맥주에 소주를 잔뜩 섞은 뒤 오은이에게 먹이려고 했다.
오은이가 발버둥을 칠수록 조겸의 손은 점점 더 과감해졌다.
짝!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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