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다행히 올 때 기사를 데리고 온 탓에 유세중이 당황하며 허둥대고 있을 때 그에게 도움을 줬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의사는 수술동의서에 사인해 줄 보호자를 찾고 있엇다.
유세중은 덜리는 손으로 펜을 가져가 사인을 했다.
나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
“뭐 하는 거야!”
유세중은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연희 이제 더는 못 버텨요….”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사인할 수 없어요.”
지난 생에 유세중은 아무런 오점도 없는 마케팅계의 인재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 번의 소송에 휘말리게 되는데 수술 동의서에 돈을 위해 함부로 사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그 사람들은 그저 유세중을 협박해 돈을 뜯어낼 생각이었다.
당시에는 별로 알아보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이번 사인이 문제가 된 듯했다.
“의사 선생님, 이 친구는 안에서 응급 처치를 받는 사람과는 친족관계가 아니에요.”
“제가 알기로 이런 동의서는 긴급한 상황에서는 사인 없이 진행하거나 담당자들이 사인하면 된다고 알고 있는데요. 제일 중요한 건 사람 목숨이잖아요.”
의사는 그 말에 눈썹을 들썩였다.
“가족이 아니라고요? 그럼 왜 긴급 연락처에 이 사람 번호가 있는 건데요?”
“그 사람의 부모님이 의료비를 내기 싫어해서요. 제 친구는 이웃인데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게다가 두 사람은 결혼도 안 해서 정말로 친족관계가 성립이 되지 않아요.”
의사는 별말 없이 그대로 떠났다.
멀리 가기 전에 작게 중얼거리기까지 했다.
“뭐야, 가족도 아닌 데 와서 절차나 밟고, 괜히 시간이 나 낭비하게.”
나는 의사의 기분이 이해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과 연락이 안 돼도 응급 처치는 진행되어야 했다.
절차를 밟는 건 그저 시간 낭비였다.
하지만 난 유세중이 그 서류에 사인을 하게 둘 수 없었다. 나중에 그 친구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그의 가족이 공갈을 할 수도 있었다.
“미안해요, 아까 화를 내서는 안 됐는데.”
유세중은 소꿉친구가 응급 처치를 받는 것을 보자 한시름을 놓았다.
나를 본 그는 죄책감에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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