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장
내 주차 자리로 향하던 그때, 등 뒤에서 경적 소리가 울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임선아의 어머니였다.
보름 만에 십 년은 늙은 듯한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나를 본 그녀는 억지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효수야, 우리 얘기 좀 하자.”
회사까지 쫓아온 것을 보니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는 포기를 하지 않을 듯 보였다.
나는 등을 돌려 조수석으로 향했다.
시동을 건 그녀는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효수야, 우리 가문이 그동안 얼마나 오래 알고 지냈니. 나랑 선아 아빠는 늘 널 사위로 여기고 있었어….”
“아주머니.”
나는 그녀의 말을 잘랐다.
“그건 두 가문 사이의 농담일 뿐이에요.”
“선아는 어렸을 때부터 절 좋아하지 않았죠. 알고 있어요.”
나름 완곡한 표현이었다. 이런 때에 임씨 가문과 완전히 척을 지고 싶지는 않았다.
임선아의 어머니는 내 말에 말문이 막힌 듯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어렸을 때 했던 약혼은 무효라고 해도 선아랑 알고 지낸 세월이 얼만데, 이대로 애가 구렁텅이에 빠지는 걸 두고만 볼 거니?”
나는 속으로 웃음이 다 나왔다.
두 사람은 그래도 임선아의 친부모인데, 그들조차 어쩔 수 없는 걸 제삼자인 나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임선아가 원하지 않는 기색을 아주 조금이라도 보였다간 그대로 원한에 차 복수를 할지도 몰랐다.
내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그녀는 한숨을 쉬며 나를 설득하려 했다.
나는 직설적으로 말했다.
“아주머니, 임선아가 절 모함해 처분을 받게 하려던 일은 비록 실행되지 못했지만 그래도 벌어진 일이에요.”
“전 그 일을 없던 일로 할 수 없어요.”
“그래, 그래. 그건 선아의 잘못이 맞아. 애 아빠랑 같이 무조건 애를 혼낼 거야.”
“걔도 이번에는 뭐에 홀려서… 그래서…. 아주머니랑 아저씨 체면을 봐서라도 선아를 용서해 줘.”
나에게 기세등등하던 아주머니가 먼저 숙이고 사과를 하게 하더니 임선아는 정말 효자였다.
누가 임선아의 부모가 되든 속이 재가 될 게 분명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두 사람은 나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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